‘대륙의 육류시장도 작다’…세계로 세계로

◆난닝쌍회식품유한회사

난닝쌍회식품유한회사(NanNingShuangHuiShiPinYouXianGongSi)는 중국 최대의 육류가공회사 중 하나인 「쌍회(ShuangHui)그룹」 자회사인 하남쌍회투자발전주식유한회사가 난닝시에 설립한 독립 자회사이다.

지난해 미국 최대의 돼지고기 가공기업인 스미스필드푸드(SMITHFIELD FOOD)를 전격 인수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국회사가 바로 모기업인 쌍회그룹이다.(스미스필드를 인수한 뒤 사명을 WH그룹으로 변경했다.) 현재 18개 성에 20개 이상의 초현대식 육류 가공 기지를 건설 중으로 중국은 물론 미국과 스페인, 일본 등 세계 각국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해외 생산 및 판매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세계 육류 유통을 움직이고 있다.

쌍회그룹 자회사의 독립 자회사격인 난닝쌍회는 우리의 「축산물종합패커」로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규모와 인력, 가공처리능력은 물론 도축 설비와 위생부문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총 15억 위안(약 300억 원)을 투자해 건축부지 48만㎡(14만5200평)에 건축연면적 36만㎡(10만8900평)의 도축·가공공장을 지었다. 계류장부터 도축장·가공장과 사무실 등을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는 차량 이동이 불가피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곳에서 연간 200만 마리의 돼지를 도축·가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작업하는 제주축협가공공장의 약 3배 규모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신선육 생산은 물론 연간 6만6000톤의 햄·소세지 생산, 3만3000톤의 중·서양식 저온육가공품 생산, 1만 여톤의 냉장창고, R&D 테스트 센터와 하수처리시설 및 기타 보조설비 등을 완비하는 등 종합육가공회사로서의 완벽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난닝쌍회는 지난해 1월 설립 당시 세계적인 도축설비업체인 독일 반스(BANSS)사의 도축 및 부산물처리 설비를 도입했다. 도축장 건물 축조 등 공장설계와 시설 매치, 설비 선택에 있어서도 유럽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도축장 가동 라인에서 가장 이상적이라는 일자형 하우징(housing) 축조방식으로 작업능률을 최대화했다. 생산과정은 모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가운데 도축공정에서 3대의 로봇 기기가 눈에 띄었다. 항문적출기와 이분도체기, 그리고 내장의 손상 없이 복부를 절개하는 벨리 오프너(belly opener)가 그것이다. 모두 유럽내에서 손꼽을 만한 최고의 도축장들이 구비한 기기들이다.

계류장을 찾아가보니 무엇보다 넓은 공간이 인상적이다. 돼지를 하차하는 차량들의 자동 높낮이 조절은 물론 돼지 습성을 고려해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명과 동선을 설계하는 등 동물복지에 착안한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계류장에 있는 직원들은 유럽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전기봉이 아닌 ‘토커(긴 나무막대기 끝에 헝겊이 붙은 깃발 모양)’를 이용해 돼지를 몰았다.

백동진 농림축산식품검역본부 동물복지과 주무관은 “돼지몰이방식에서는 상당히 뒤쳐져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운영방식과 시스템 모두 동물복지를 표방하고 있었다”면서 “직원들의 작업활동을 눈여겨보니 세심한 부분에서도 복지에 대한 마인드가 베어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전살 방법 역시 동물복지차원의 CO2 기절 방식이다. 기절된 돼지는 곧바로 현수해 방혈작업에 들어간다. 작업 구간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탕박, 탈모, 화염방사 그리고 표피 세척작업이 이뤄지는 ‘오염구간(Black zone)’과 복부 절개 후에 이뤄지는 각종 해체 작업과 내장 및 도체 검사가 최종 진행되는 ‘위생구간(White zone)’으로 구분된다. 국내 작업장이 대부분 스팀 탕박기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후 이곳은 침탕 방식이었다. 스팀발생에 따른 결로에 의해 도체오염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우리 견학단들의 일반적 견해였다. 그러나 화염방사 이후에도 쉴 새 없이 잔털을 정리하거나 각각의 도체에 이용한 칼을 수시로 소독하는 모습은 위생작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가늠케 했다.

특히 화이트존에서는 백내장은 플레이트(큰 접시)로 옮겨 부산물처리장으로 자동 운반하고 적내장은 레일에 걸어 도체와 내장을 동일화시켜 이를 정부 소속 도축검사관(수의사)이 전수 조사한다. 여기에 간, 신장 등 부위별 검사시료 채취와 간이검사킷을 이용해 다중의 안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도축장과 곧바로 연결되어 있는 부산물처리장 역시 위생적 가공을 최우선으로 한다. 종류별 구간별 각각의 공정에 충분한 인력을 투입해 활용함으로써 부위별 내장을 완벽하게 세척·가공하는 과정은 중국시장에서 어떻게 다양한 부산물이 유통되고 소비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도축 작업장과 부산물처리장의 안전·위생 설비도 견학단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몇 달전 국내 도축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던 도축라인의 회수레일에는 「안전망」을 설치했고 부산물처리장에는 내장의 후끈한 열기를 곧바로 식힐 수 있도록 스팀 증기 배출팬이 가동되고 있었다.

견학단들에게 모든 시설을 직접 안내한 장이채(張以才) 난닝쌍회 부사장은 “냉장육 판매에서 벗어난 2차 가공품 개발과 포장산업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우리회사의 2기 투자 계획”이라면서 “축산업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산동양신광부축산품회사

산동양신광부축산품회사(ShanDongYangXinGuangFuXuChanPinGongSi)〕는 가축 사육부터 도축·가공은 물론 유통부문의 식당 프렌차이즈 체인까지 갖춘 종합육류유통회사다. 주력 제품은 「홍안」이라는 냉동 브랜드 쇠고기로 10여 년간 중식 샤브샤브, 서양식스테이크, 한국식 불고기와 일본 요리 개발과 다양한 육가공품을 함께 선보이면서 중국 10대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견학단들이 방문한 곳은 이 회사의 소 전용 도축장으로 산둥성 내 양신(YANGXIN)시에 소재해 있다. 양신에는 있는 100여개의 도축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13년 신설된 이곳 역시 독일 반스(BANSS)사의 최신 도축 설비가 설치됐다.

총 1억9000만 위안(약 340억)을 투입해 시간당 약 55마리 도축이 가능한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2일 간격으로 약 70 여마리의 소를 작업하고 있다. 아직은 소 사육기반이 안정적으로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회사의 계열화시스템으로 사육되고 있는 5만 여두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전량을 차지한다. 가동율이 현저히 낮지만 최근 몇 년간 쇠고기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사육기반을 늘려 작업 물량을 확대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고.

도축장 공사에는 외부자금 유입이나 차입금 없이 1인 기업으로서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등 자금력과 투자력을 실감케 했다.

특이할만한 점은 중국내 이슬람계 부족인 회족의 쇠고기 소비를 위해 「할랄(halal)」방식의 도축법에 따라 에어건이나 총격법 없이 「산채」로 채혈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사장이 참석해 작업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위생·안전부문에선 정부의 검사관(수의사)이 상주하고 있고, 연 4회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15시간 이상의 계류과정을 거치는 등 철저한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눈여겨 볼만했다.

김재식 농협부천축산물공판장 생산과장은 “공판장에 도착해 생체 상태에서의 건강을 진단한 뒤 바로바로 작업하는 우리와 달리 충분한 절식이 이뤄진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지면서 작업장내 환경은 물론 도체 오염도 사전에 차단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소들의 평균 생체중은 600kg으로 거래가격은 약1만5000위안(300만원) 수준이다. 아직 쇠고기 소비가 초보적이어서 대부분 냉동형태의 샤브샤브나 각종 가공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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