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윤 축산경제신문사 회장

언제 우리의 정치 지도자나 대통령이 이토록 농업에 관심이 많았었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 지도층 인사나 재벌들의 행태를 보면 ‘떼 쓰고, 냄새나는 농업·축산하지 말고 싸고 맛있는 농축산물을 수입해 먹으면 환경오염도 줄이고 좋다’는 의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모습이었다.

전 세계 국가들과 FTA 협상이 타결되고 죽느니 농업인 데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조급한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통령까지 동원해 안성에서 ‘농업 토론회’를 주최하고, 익산식품클러스터 착공식에도 대통령을 모셔온 걸 보면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이런 농심달래기 행사에 농업·축산 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해 박수를 치고, 파안대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FTA 체결 이후의 농업을 걱정하는 많은 인사들의 가슴은 녹아 내려간다. “저들이 과연 농업을 걱정하는 단체장들인가”하는 의구심 마저 드는 것은 과한 생각일까?

몇 일 전 한 농업단체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이런 한심한 작태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울먹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FTA대책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전국 농민들을 대상으로 순회 교육과 화난 농심 달래기 활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안다. 이런 예산이나 돈으로 사료값 인하나 생산농가들에게 지원해 주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모 기업체가 주축이 돼 국내 굴지의 대기업 구내식당에 국내산 축산물과 채소·쌀 등 국산 식자재를 공급하기로 한 협약은 늦은 감이 있지만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수급조절기능도 생산자단체에 일임하면 금상첨화가 아닐지.

농심달래기 행사에 열중하는 농림축산식품부나 그런 자리에 참석해 귀빈(?)들과 사진이나 찍으며 희희낙락 하는 농축산단체장이나 농업 지도층 인사들에게 전 세계 국가와 FTA 체결로 피눈물 흘리는 농민과 한국 농업을 직시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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