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자 하는 게 도대체 뭡니까?
하고자 하는 게 도대체 뭡니까?
  • 권민 기자
  • 승인 2014.10.17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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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경 소속 1508함 특수기동대원 10명은 지난 10일 08시 07분 경 부안군 왕등도 서쪽 144km 해상에서 선박 이름을 숨기고 도주하는 불법 조업 저인망 중국 어선 1척을 추격 끝에 붙잡았다.

수시로 수천톤급의 어선 수 십여 척이 떼를 지어 불법으로 대한민국의 바다를 넘나들면서 조밀한 투망질로 어족 자원의 고갈을 부추기는 중국 어선들은 기동대원들이 모는 자그마한 고속정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강력한 무기로 무장되어 있지도 않고, 어쩔 수 없이 걸려도 벌금이나 몇 푼 내고 나오면 그 뿐이다.

 

쇠파이프·칼로 위협

 

단속하려고 배에 오르겠다는 해경들에게 으름장을 놓으면 그들의 목소리는 떨리고, 주저어린 모습을 보면 가소롭기까지 하다. “올라 올래?” 도끼를 흔들고 삽을 휘두르면 해경들은 금방 사색이 되곤 했다. 하긴 중국 선원들의 조폭같은 무식한 대응을 뚫고 배에 올라도 그들의 저항을 순식간에 제압할 어떤 방법도 없으니 불안하다.

그날도 그랬다. 배에 오른 10명의 해경은 갑자기 조타기가 이상을 일으켜 멀쩡했던 배가 정지했다. 그 순간을 노려 주변의 10여척 중국어선이 나포 어선 양 옆에 달라붙었다. 나포 선장과 선원들이 갑자기 그들과 합세해 갈고리와 손전등, 깨진 플라스틱 조각 등으로 해경들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수 십명의 선원들이 가세되자 그들의 기세는 더욱 등등해졌다.

그들은 해경이 섣부르게 총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칫 총상을 입게 되면 과잉 진압이라는 구실을 붙여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강하게 항의함으로써 외교적 마찰로 비화되기를 한국 정부가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쇠파이프와 칼 등의 무기를 들고 폭력을 행사하지만 총을 발사할 수가 없었다. 선배들의 예를 봐도 비록 내가 정당한 상황에서 총기를 사용했다고 해도 뒤에 복잡한 해명절차를 거쳐야 했다.

10일 10명의 해경도 마찬가지였다. 쓰러진 해경을 마구 짓밟았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0명 중 7명이 허벅지 파열과 광대뼈·척추·허리·무릎 타방상과 자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총은 발사됐고, 선장 한 명이 사망했다.

어느 언론에서는 ‘중국 선장 사망…중국과의 외교마찰 우려’라는 헤드라인이 달려 나왔다. 중국 외교부는 여지없이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들여 강력하게 항의했다. “중국은 한국 해경이 폭력적 법 집행으로 엄중한 결과가 발생한 것에 경악하며, 한국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엄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한다며 부랴부랴 당시의 상황이 담겨 있는 동영상 자료들을 수거한다고 법석이다. 발사한 순간의 영상은 당시 대부분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여서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총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여지껏 수많은 동영상만으로도 가능하다.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국경을 넘어 우리 해역에서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고, 우리 어민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법을 집행하는 해경에게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저들의 만행을 제대로 응징하지 못한 정부의 대응이 일을 키웠다. 항의를 하고 경악해야 할 사람은 우리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저들이다.

 

외교마찰부터 걱정

 

일부 언론들은 국민의 국가에 대한 지속적인 항의를 비문화인으로 치부하면서, 미국이니 그 외 나라들의 대응을 비교한다. 그렇다면 그것과 같은 무게로 이 사건도 비교해야 하지 않을까. 과연 미국이 국경을 넘나드는 여타 나라들의 행태에 우리처럼 대응하고 있는 지 말이다. 아마도 미국의 경우라면 불법 조업을 하는 어선이 경고를 무시하면 배를 폭파시켰으면 시켰지 지금 우리의 해경처럼 무시당하고, 조롱 당하고, 목숨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조차 총기 사용에 고민을 거듭하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가 왜 입증하냐

 

국민의 생명 특히 국민들의 안위를 우선으로 하는 경찰이 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들을 두고 이해득실을 따질 수는 없다. 만일 문제를 키우면 요우커들이 한국을 찾지 않을 것이고,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레 걱정한다면 그건 이미 국가가 아니다.

뭇매를 맞고 생명의 위험을 느꼈던 해경들은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날 틈도 없이 이제 ‘왜 총기를 사용해야 했는 지’를 입증해야 한다. 국민들은 왜 영상 속의 정황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고, 총기를 사용할 만하다고 수긍하는 데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중국의 경악(?)을 풀어줘야 하는 지 분노한다.

지금 대한민국을 보면 어느 부분, 어느 계층을 봐도 억울하지 않은 곳이 없다. 모든 문호를 개방하면 침체된 경제가 하루 아침에 부흥될 것이라 해서 농축산업의 희생도 희생이라고 하지 않았다. 세월호의 계기로 깨끗하고, 청렴하고, 원칙이 통용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 해서 기대하고 지켜봤다. 삼성이고 현대고 대기업 인사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막대한 적자로 아우성이다. 그동안 뭘 한 거냐고 묻고 싶다. 당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뭐냐고 속 시원하게 듣고 싶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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