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 합당한 치료를
정확한 진단 합당한 치료를
  • 권민 기자
  • 승인 2014.10.10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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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다리가 아파 병원엘 갔다.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뼈가 썩어 들어가고 있어 그 다리를 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천벽락 같은 소릴 듣고 한 달 여 간을 술독에 빠져 살았다. ‘아 이제 다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겠구나’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거의 매일 울었다. 그렇게 사느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아내와 자식들이 울면서 매달렸다. “왜 이렇게 나약하냐. 죽는 것 보다 낫지 않겠냐? 애들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느냐. 앞날이 창창한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면 어떻하냐?”는 등 삶의 희망을, 목적을 심어주기 위해 사정도 하고 협박도 했다. 친지들도 친구들도 같은 편이었다.

 

손톱 밑 가시뽑기 호응

 

‘아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 데 이런 일을 겪게 됐을까’며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화창한 날 가족들끼리 웃으며 나들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는 자신에게 저 같은 즐거운 시간이 되돌아 올 수 없다는 사실에 아픔이 더 커졌다.

관심조차 없었던 장애우들의 삶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림픽이 끝난 몇 일 후 열리는 페럴림픽(Paralympics)을 보면서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몸은 비록 정상인들과 다르지만 삶 자체는 어쩌면 더 건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달을 향한 도전의식과 땀 그리고 눈물의 사연을 들으면서 마음을 결정했다.

그는 그 병원을 찾아 갔다. 의사가 잘 생각했다고 북돋워줬다. 몇 일 후 수술 날짜가 잡히면 바로 수술하자고 했다. 그 날이 왔다. 수술이 끝나고 그는 충격에 빠졌다. 아픈 왼쪽 다리가 아닌 성한 오른쪽 다리가 잘려 나갔던 것이다. 의사가 타인의 기록카드와 엑스레이 사진을 근거로 성한 다릴 자른 것이었다. 의사는 실수라고, 행정적인 착오였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당한 당사자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픽션이 아니다. 얼마 전 외신에서 보도된 황당한 사건의 하나였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손톱 밑 가시뽑기’이다.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해 원활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목적이다. 그동안 열거한 규제 중 황당한 것들이 많았다. 때문에 이러한 저해요인을 발본색원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규제 개혁의 내용을 보면 박근혜 정부 행정 처리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온다. 박 대통령의 한 마디에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하니 일방통행식이 되고, 일방통행은 때에 따라 황당한 결과로 나타난다.

 

일방통행 황당한 결과

 

‘푸드트럭 합법화’가 그렇고 ‘전통시장 내 닭고기 포장의무판매 예외규정’이 그렇다. 중소상인들과 중기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 현장에서 박 대통령이 ‘푸드트럭 합법화를 추진하라’는 주문을 하자 경제적 효과를 따질 겨를도 없이 그와 연관된 자동차 관리법, 식품위생법, 액화석유가스법 등이 형평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정돼 일을 치뤘다. 그러나 정작 푸드트럭으로 장사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타 중소상인들의 불만을 키워 갈등의 골만 키웠다.

‘전통시장 내 닭고기 포장의무판매 예외규정’은 또 어떤가. 발단은 이랬다. 9월 2일 제2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구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전통시장상인연합회장의 요청이 있었다. 개별포장함으로써 마리당 가격이 500원에서 700원 정도 상승하게 되고, 포장지가 비닐이어서 썩지도 않는 쓰레기가 많은 양으로 배출된다며 생닭 판매업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었다.

개체포장 의무화제도는 식품의 안전과 위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2011년부터 시행돼 왔다. 품질 고급화와 안전을 보장해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자 시작된 포장 의무화는 원산지 표시와 함께 외국산의 국산 둔갑판매를 어렵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이를 한 번에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학계·소비자·도축업계 등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불법이 합법화 됐으니

 

재래시장 내 대부분의 닭고기 전문 판매점도 개체 포장된 닭고기만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에서 어떻게 이같은 주장이 전통시장의 상권을 살리는 방안의 하나로 채택이 됐는 지 조차 의문이 간다.

포장이 뜯기는 순간 각종 이물의 혼입이나 세균 오염의 위험성이 증대되는 것은 물론 둔갑 판매, 브랜드 변조 등 허위표기로 인한 유통 질서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쉽게 이해가는 부분이다. 이러한 가능성들이 전통시장 내에서는 현실화 돼도 좋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일부 정육점에서 비포장 생닭을 아름아름 판매하는 불법이 이젠 합법화됐으니 그동안 정부를 비롯 업계, 학계, 소비자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식품의 안전을 도외시해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

식품의 안전은 정부가 주도했다. 또 ‘불량식품’ 퇴출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한 것도 정부다. 횡성수설의 말은 무슨 뜻인지 모른다. 정책이 앞 뒤가 맞지 않으면 국민은 혼란스럽다. 육계산업의 입장에서 보면 갖은 고생을 다 해서 어느 정도 다리가 아물 시점에 왔더니 뜬금없이 성한 다리를 썩둑 자르는 일 만큼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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