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아! 대한민국”
  • 권민 기자
  • 승인 2014.09.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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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들/ 우리의 마음 속에 이상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도시엔 우뚝 솟은 빌딩들/ 농촌엔 기름진 논과 밭/ 저마다 자유로움 속에서 조화를 이뤄가는 곳/ 도시는 농촌으로 향하고/ 농촌은 도시로 이어져/ 우리의 모든 꿈은 끝없이 세계로 뻗어가는 곳.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어/ 이렇게 우린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이렇게 우린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 아아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조국’ 눈물같은 단어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즈음해 정수라가 노래한 「아 대한민국」의 가사 전문이다. 외국에 살고 있는 지인들 중 혹자는 이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난다고 하고, 혹자는 이가 갈린다고 한다. 왠지는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조국이란 말은 우리에겐 눈물같은 단어이다.

5000년 역사가 대부분 중국과의 전쟁사이고, 북쪽의 중국에 예속됐거나 남쪽의 일본 침략으로 굴종의 시간을 보낸 우리들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의 한이 우리 정서에 남아서인지, 도전과 응전의 시간을 보내며 끝까지 우리의 땅을 지켜온 눈물의 역사 때문인지 모른다.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우리도 자부심을 가졌다.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처럼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될 수도 있는 줄 알았다. 이상을 펼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26년이 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보건컨설팅업체 헬스웨이스와 공동으로 작년 135개국에서 15세 이상 남녀 13만3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2013 세계 웰빙(삶의 질)지수」 순위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권인 75위를 기록했다. 전쟁과 내란의 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라크보다도 낮은 순위이다.

인생 목표, 사회 관계, 경제 상황, 공동체의 안전과 자부심, 건강 등 5개 항목으로 시행된 여론 조사는 3개 항목 이상에서 삶의 질 만족도가 강하고, 지속적인 상태를 뜻하는 ‘번영 중’, 그 이하를 ‘고전 중’과 ‘고통받는 중’으로 분류하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우리 국민 중 ‘번영 중’이라고 답한 비율은 14%로, 대만의 18%(55위), 일본 15%(64위), 말레이시아 24%(36위), 필리핀 24%(40위), 인도 15%(71위), 심지어 이라크 15%(73위)보다 2단계나 낮은 75위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무얼 의미하는가?

우리 국민 대다수는 지금 삶의 목표 실현에서 ‘고전 중’(46%)이고 또는 ‘고통받는 중’(40%)이다. 1위를 차지한 파나마 국민의 경우 ‘번영 중’이라고 긍정답변을 한 비율이 무려 61%였다. 우리가 업신 여기는 중남미 중 6개국이 톱10을 휩쓴 것은 웰빙이 돈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고통받는 중’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사회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공동체의 안전도 미흡한 이 나라 속에서 우리의 꿈이 세계로 끝없이 펼쳐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전 세계를 우리의 시장으로 삼자고 국가 경계의 벽을 스스로 허물었지만 우리의 삶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이익을 보는 집단과 희생을 강요당하는 집단이 극명하게 가려지는 상황에서도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정부는 대다수의 국민에게 행복과 웰빙을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담배세를 올리면서 국민 건강을 운운하거나 주민세를 슬쩍 올리면서 국민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당당하다. 불황 경기를 회복시킨다는 명목으로 부자감세를 추진하고 부동산 활성화의 이유로 각종 규제를 무차별적으로 완화하면서도 국민들은 딱히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다. 가진 자가 풀어야 못 가진 자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논리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그건 가진 자의 논리이다.

 

돈은 만족을 줄 수 없다

 

행복과 웰빙은 상대적 개념이다. 내가 준거집단(準據集團)을 어디에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 진다는 말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나보다 낮은 집단을 나의 준거집단으로 삼았다면 그만큼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행정부가, 소위 우리가 말하는 사회지도층이 이런 다의적 의미를 이해할 때 비로소 국민은 행복하다.

돈을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금전만능주의자들이 득세하는 현재의 우리 사회는 결코 행복하거나 웰빙을 찾을 수 없다. 돈은 사람을 만족 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벌면 벌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것이 가진 자들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경제를 살려 달라고 MB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도덕적 결함을 보지 않았다. 100억대가 넘는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는 퇴임 후 사저를 짓는 데에도 국민의 혈세를 쓰려다 망신을 당했다.

좀 못 가져도 행복할 수 있는 나라,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대접 받을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싶다. 말 그대로 ‘아! 대한민국’이 아닌 ‘아~대한민국’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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