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매듭 빨리 풀어야

「세월호」로 얽힌 정국이 5개월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듭이 풀리지 않아 산적한 민생법안이 계류상태이다. 온 국민이 울고, 좌절하고, 분노한 시간이 자그만치 5개월여 이다. 혹자는 “더 이상 하나의 사안에 국가 정책의 모든 것이 얽매일 수 없으니 그만 털고 일어나자”고 하고, 혹자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으니 끝낼 수 없다”고 반박한다.

전국에서 모든 행사가 일제히 정지됐다. 시골에서부터 도시에까지 이제껏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수를 누려온 상인들이나 농축산물 생산자들 모두 울상이다. 그것도 5개월이다. 세월호 정국 때문에 대놓고 죽겠다고 하소연하지는 못하지만 속은 이미 까맣게 타들어 갔다. 해법 찾기에 나선 정치권은 말만 「세월호」를 계기로 ‘적폐’를 해소하고 청렴한 국가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했지만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면서 우리가 바라는 국가의 재건은 요원하다. 「세월호」를 공약으로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의 6·4 지방선거나 7·30 선거 참패는 그 민심의 속내를 보여 주는 교훈이다. 그렇다고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도 않는다.

야당은 세월호 유가족의 뜻과 달리 여당과 2차례에 걸친 협상을 하면서 유가족들로부터 퇴짜를 맞고, 여당은 모든 책임을 야당으로 돌리며 야권의 패착을 즐기는 분위기이다. 정부는 또 어떤가 해결책 찾기를 국회에 미루고, 박 대통령은 청와대 앞에서 그토록 애닳게 면담을 요청하는 유가족들의 호소을 뒤로 한 채 민생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아예 청와대를 비웠다. 그 모든 이들이 팽목항은 지금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아직 찾지 못한 시신 때문에 그렇고, 그로 인한 지역상권의 피폭으로 진도군 전체가 지금 거덜이 났다.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후 지금까지 지원된 자금은 달랑 선박 기름값 13억이 전부라고 한다.

멸치철이 다 지날 동안 구조작업에 나서 아무 소득도 올리지 못한데다,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겨 펜션은 물론 음식점 등 모든 소득원이 사라졌다. 심지어는 진도산 수산물에 대해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들은 “‘시체를 먹은 생선’을 누가 사 먹겠느냐”고 한다. 진도군은 최소한 2000억이 있어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국회와 정부는 관심이 없다.

「세월호」는 정부와 국민 모두가 끌어 안고 달래야 할 슬픔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슬픔 속에서 허우적댈 수는 없는 일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민생은 지금 파탄직전이다. 더욱이 작금의 축산업을 둘러싼 모든 환경은 축산농가들에게 생업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정론직필을 기치 삼아 축산업의 발전을 목표로 창간한 축산경제신문이 24주년을 맞았다. 축산물 수입 개방에 따른 애환과 이를 극복하는 시간을 축산인들과 함께한 과정이었다. 여전히 축산업은 쓸모없는 규제들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 적폐들을 하루속히 털어내고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면 농촌에서의 희망도 마치 촛불이 꺼져가 듯 사라져 버릴 것이 틀림없다. 24주년을 맞아 정치권과 정부의 사심없는 결단을 촉구하면서 창간 초심을 잃지 않고 축산인과 함께, 축산업의 발전을 다시 한 번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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