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발하는 악성가축질병 「해방구」

 

PED(돼지유행성설사병)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전염병발생통계에 따르면 PED는 지난해 11월 200마리(2농가), 12월 4203마리(9농가)에서 발병했고, 올해 들어 1월 3413마리(24농가), 2월 7630마리(26농가), 3월 1943마리(7농가), 4월 3716마리(8농가), 5월 1050마리(4농가)에서 발병하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80농가에서 총2만2155마리에서 PED가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공식 집계된 것일 뿐 현장의 양돈농가나 양돈수의사들에 따르면 실제 PED 발병 건수는 방역당국 통계치의 수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별화된 농장관리로 PED는 물론 각종 양돈질병을 예방하고 있는 농장들의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계룡면 향지리에 소재한 질병 청정 양돈농장인 미성농장(대표 장장길)을 찾아 질병 예방 노하우를 살펴봤다.

미성농장은 질병 청정 양돈농장으로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유발했던 FMD나 고질적 질병인 PRRS, PED 등 양돈농장에 피해를 유발하는 각종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농장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방역당국이나 관련 단체에서도 미성농장의 질병 청정화 사례를 높게 평가, 각종 상패를 수여했고 언론을 통해 수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이전 육계를 사육하다 1984년 양돈업을 시작한 장장길 미성농장 대표는 1990년 현 농장부지로 옮겨 현재는 모돈 350두, 총 4000여두 규모로 일관사육하고 있다.

미성농장은 이곳 공주에서 양돈업을 영위한 24년 동안 질병 발생이 거의 없어 주위에서 ‘질병 청정 농장’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미성농장은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적 확산을 보여 지금까지도 기세를 떨치고 있는 PED를 완벽하게 차단해 귀감이 되고 있다.

장 대표가 말하는 PED 예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양돈장 경영인이라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차단방역의 실천이다. 장 대표는 출하차량이 PED 바이러스 유입의 가장 큰 요인으로 인식하고, 별도의 계류장을 두고 있다.

출하차량이 계류장에 들어와도 운전기사를 내리지 못하게 한 상황에서 출하를 한다. 사료회사와 협의해 사료 차량도 지정 차량만이 농장을 출입할 수 있게 했다. 소독은 소독약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항상 뜨거운 물에 소독약을 희석해 실시한다. 돈사마다 소독발판은 매일 교체하는 한편 분만실 안에는 별도의 신발을 신지 않으면 그 누구도 절대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여기까지는 장 대표가 말하는 기본 중의 기본.

백신 접종에 있어서는 장 대표만의 노하우가 있다. 3년 전부터 경구용PED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장 대표는 “어떤 백신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접종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구용 백신의 특징상 먹이는 방법이 잘못되면 허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접종 대상 돼지(모돈)가 백신을 확실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장 대표는 “백신은 최대한 빨리 희석해 최대한 신속히 먹이고 적정량이 최대한 많이 섭취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경구용 PED백신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백신 투입기에 대롱을 연결해 투입하는 방법이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투입기에 대롱을 연결해 마리당 대롱을 새것으로 바꿔 백신을 투입하기 때문에 1두 1침의 효과도 볼 수 있다.

투입기에 연결한 대롱을 돼지(모돈)의 입에 갖다 대면 돼지는 무는 습성 상 대롱을 물게 되고 투입기 방아쇠를 당기면 백신이 투입된다. 거의 99% 이상이 섭취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 효과가 높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이 방법으로 백신을 투여하면 길어도 10분이면 모돈 30두를 접종할 수 있다. 위생적이고 편리한 방법이라 백신 제조사에서도 대롱을 연결한 투여 방법을 다른 농장에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백신 투여방법을 통해 경구용PED백신을 접종한 미성농장의 모돈들은 높은 초유 항체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전 미성농장의 초유 항체가(OD값)는 0.4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경구용PED백신을 투여하면서 1.4~1.7 수준으로 올랐고 대롱을 적용한 투여방법 후에는 1.5~2.0수준으로 높은 항체가를 형성하고 있다.

장 대표는 특히 경구용PED백신 접종을 직원들에게 맡기지 않고 본인이 직접 투여하는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만큼 PED의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차단 방역과 철저한 백신 접종 등은 양돈인이라면 누구나가 아는 기본이다. 단지 그것을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질병 청정농장의 관건이 된다”면서 “농장에 PED가 발생하면 농장 문을 닫는다는 각오로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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