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겁니까? 회사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나 있습니까? 아니 아는 사람이 아무런 해답도 찾질 못합니까? 요즘 회사 분위기가 왜 이래!”

A 팀장은 팀장회의에 들어가기가 싫다. 브레인스토밍 회의라는 명목으로 매주 월요일 팀장급 미팅을 하면 국장이나 상무는 항상 자신의 이야기이다. 갑자기 화를 내거나 누군가 아이디어를 냈지만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면 곧바로 낸 사람은 바보가 된다.

간혹 ‘지금 상황을 좀 객관적으로 보자’, ‘이런 문제는 고치는 것이 어떻겠느냐’라는 현재 회사 방침에 이의를 제기할라 치면 ‘팀장이면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까지도 가져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핀잔이다.

 

‘이직의 꿈’ 이유 있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란 것은 일정한 주제에 대하여 참석자의 자유로운 발언을 통해 창조적인 생각을 찾아내는 일이지만 항상 훈시로 끝나거나, 잘못을 지적받는 자리가 된다. A 팀장은 그래서 항상 더 늦기 전에 회사를 옮기려는 이직을 꿈꾼다.

B 과장의 경우도 틀리지 않다.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회사에 힘이 되는 방향을 찾아보고, 남들 놀 때 이것저것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 기획서를 만들어 보지만 다음날 그것을 받아든 부장은 늘 관심이 없다. 그는 요즘 들어 도대체 자신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회의가 가득 차 있다. 적은 월급도 아니고 작은 회사도 아니지만 하루하루 시간을 까먹는 마치 ‘밥벌레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는 퇴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갈등에 쌓여 있다.

C 과장은 잦은 이직을 경험하고 있다. 그가 이직하는 이유는 오직 자신이 머물고 있는 회사에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이다. 주변에서 그에게 묻는다. “아니 당신은 회사를 재미로 다니냐?”고.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직장인에게 회사 생활은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데, 내가 출근할 때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의 생활이 어떨 것 같으냐?”고. 그래서 그가 택하는 직장은 더 자유스럽고 덜 강압적인 분위기이다.

 

재미’는 함축된 의미

 

그의「재미론(論)」을 요약하면 이렇다. 시간을 가장 빨리 보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가장 관심이 있고, 또 주변에서 그것에 대해 같은 관심을 갖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재미」는 없다. 아무리 자신이 관심이 있어도 주위에서 그것에 대해 무관심하면 따돌림을 받거나 외톨이가 되거나 둘 중 하나가 된다. 그 순간 그에게 직장은 지옥이라는 것이다.

회사 분위기가 자유스러우면 직원들끼리 또는 상·하 간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 데…’의 신변잡기부터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가 우연히 경쟁사의 이야기를 들었는 데…’라는 예기치 않았던 정보라든가, 대화 속에 개인과 주변의 많은 정보들이 떠돈다. 그러다 가끔 ‘우리도 이런 일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라도 나오면 모든 직원들이 그 아이디어를 놓고 어떻게 현실화시킬까 머리를 싸맨다.

바로 「재미」가 발생되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얻던 얻지 않던 모두 모여 함께 했다는 색다른 경험을 겪게 된다. 한 번 이러한 분위기가 일어나면 그것이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러나 리더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강압적이고 일률적인 잣대로 분위기를 끌고 가면 조직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그때부터 직원들 사이에는 주어진 일에 매달리거나 일을 만들려는 의욕도 갖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리더는 회사의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고민에 빠지고,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직원을 질책하는 일을 되풀이 하게 되는 것이다.

 

직원부터 감동하게

 

요즘은 ‘감동 경영’이 대세이다. 감동 경영은 대고객 서비스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은 직원이다. 감동경영의 요체는 직원을 먼저 감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을 감동시키는 것은 서프라이즈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로 하여금 잡담이라도 자꾸 말하게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게 하라는 뜻이다. 직원은 경영자나 리더의 마음과 같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재미를 붙이게 되고, 진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고 회사의 규율을 깨트리지 않는다. 불경한 생각도 하지 않는다.

위기의식을 가지라고 아무리 강조하고 윽박지른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먼저 다가가고 먼저 이야기를 걸면 관심이 생기고, 재미가 든다. 재미가 붙으면 출근이 즐겁다. 일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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