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가 21일 취임했다. 대표 당선 후 2달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축산경제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선거 이전부터 발생된 집행부와 노조의 감정싸움은 그동안 축산경제 내부가 안고 있는 많은 갈등과 비정상을 표출시켰다.

차기 대표의 의중과 관계없이 모든 인사가 기존 대표의 방침대로 단행됐다. 일부 직원들은 ‘신의 한수’라고도 했고, 또 일부는 조직의 판을 깨는 ‘악수’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차기 대표와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직원들의 엇갈린 평가는 기대보다는 불안이 더 크다. 그것이 오해였는 지, 사실이었는 지는 차기 대표가 증명해야 할 일이다.

현재 농협에 대한 평가는 단 한 마디이다. ‘농협이 망한다고 울어줄 농민이 없다’이다. 협동조합이면서 그 이념과 가치를 실천해 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으로 치면 현대의 현장 위주의 정신을 제일로 해 왔던 축협중앙회가 삼성으로 비유되는 농협과 합병되면서 너무 관료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다.

 

실천과정이 문제

 

이는 기존 대표들의 빈곤한 철학과 철학은 있으되 실천해 가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직원들 간의 갈등이나 상·하 간의 불통이 조직 곳곳에 스며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업무의 중요성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 바로 작금의 현실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보다는 농축산부 또는 기타 이유를 대 가면서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는 일부 직원들의 행태는 말한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조직의 분위기 때문이다.

조직은 시스템을 추구한다. 그러나 아무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해도 일은 사람이 한다. 중국의 노자는「도덕경(道德經)」에서 이러한 직원들을 통솔하는 리더는 세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성인무상심(聖人無常心)」·「약팽소선(若烹小鮮)」·「태상유지(太上有之)」가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은 무위(無爲)를 기본으로 한다.

성인무상심(聖人無常心)은 리더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상심은 고정된 마음을 가리킨다.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아집이다. 자신의 생각을 고정시켜 놓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면 오로지 자신에게 복종하는 예스맨만 가득 찬다.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그 주위에서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조직은 갈등과 반목만 가득하게 된다.

약팽소선(若烹小鮮)은 ‘조그만 생선은 스스로 익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을 때 가장 완벽하게 익는다’는 뜻이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無爲)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그처럼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조직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라는 적극적인 의미이다.

 

자기능력 발휘케

 

리더가 말을 많이 하게 되면 그 말에 발목이 잡혀 자주 궁지에 몰리므로 리더는 직접적으로 간섭하고 강요하여 조직원들의 반발을 사지 말고, 조직원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라는 것이다. 그 직원이 자신의 역량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유능한 리더는 직원들의 업무를 시시콜콜 간섭하거나 그들의 무능을 탓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든 직원들이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모든 지도자들이 강요하고, 명령하고, 간섭해서 조직을 이끄는 것이 가장 위대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할 때 노자는 지도자의 무위의 리더십이야 말로 남들이 전혀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치의 혁신이라고 생각했다.

 

선택은 대표 마음에

 

노자는 태상유지(太上有之)를 내세우면서 아랫사람에게 칭송받는 리더는 최상의 리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더를 4가지 등급으로 나누었다. 가장 높은 단계는 유지(有之)의 리더이다. 지도자가 있다는 정도만 느끼게 하는 리더. 즉 리더는 있으되 그의 무게를 못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그 밑이 예지(譽之)이다. 부하들이 늘 칭찬하는 리더이다. 그러나 칭찬은 언제든 비난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등급은 외지(畏之)이다. 부하들을 두렵게 만드는 리더를 말한다. 그만 나타나면 모두가 벌벌 떨고 어찌할 바를 모르며 두려워하는 것. 마지막은 최하 등급인 모지(侮之)의 리더이다. 모는 모욕하다, 깔본다는 뜻이다. 리더같지 않은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 깔보고 무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느 등급의 리더가 될지 선택은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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