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마녀사냥인가!
또 다시 마녀사냥인가!
  • 권민
  • 승인 2014.02.2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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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발생하고 몇 일도 지나지 않아서 농축산부는 가창오리즉 철새가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그때 필자는 철새가 원인이라면 AI3월말까지 늦으면 5월까지도 갈 수 있으니 확산은 불보 듯 뻔할테지만 이후에 또 다시 책임을 농가에 떠넘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본지 127일자 1108가락골> ‘가금류 농가 이제 죽었다는 씁쓸한 농담이 오고 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태·무능 숨기기

 

지난 FMD 때도 그랬고, 악성가축전염병이 발생했다 하면 이후엔 항상 축산농가의 방역의식 잘못이요, 나태함이 지적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역이 잘못됐고,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던 정부의 나태와 무능은 그 뒤로 숨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2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살처분 보상금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AI가 종식되는 대로 철새 등 위험요인에 적합한 방역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우선 AI 위험지구로 지정되는 곳에 가금농장의 신규진입을 제한하고, 위험지구는 상반기 중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해당 지구 내에 원래 있던 농장을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살처분 보상금 삼진 아웃제란 도대체 뭔가 봤더니, 처음 발생한 뒤 1차 재발하면 20%를 감액, 2차는 40%, 3차는 무려 80%를 삭감한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인터넷상에는 이를 질타하는 말들이 수없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지금 장난하냐. 날아다니는 철새를 무슨 수로 민간농가가 막고 방역하냐면서 국가가 막아도 뚫리는 AI를 민간인보고 막으라고 한 다음 보상도 안해준다니 닭은 다 수입해서 먹을 생각이냐고 질타했다.

또 한 네티즌은 이걸 정책이라고 내 놓는가닭이나 오리가 들으면 박장대소할 내용이라고 조소하면서 농장주가 자기 손해볼 것 뻔한 데 일부러 병균을 옮기겠느냐고 정부 정책이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국가도 못막으면서

 

그는 또 열심히 소독하고 방역해도 병에 걸리는 것을 어떻게 하냐면서 이런 식이라면 초기 때는 절대 신고하지 않고 싼 값으로 팔아치우게 될 것이 뻔한 데 그것도 예상하지 못한 졸속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정부의 대책에 대해 가장 기발한 글은 상습적으로 감기 걸리는 사람들도 건강보험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한 네티즌의 멘트였다. 악성가축전염병이 발병하고 확산되는 것은 이제 농가가 알아서 하라는 정부 대책을 비꼬는 말이다.

악성가축전염병의 일차적 방역은 국가방역이다. 따라서 책임은 국가에 있다. FMD 사태 이후 축산인들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심해졌다. 질병 발생국가를 다녀오면 반드시 소독을 하고, 일정기간 다른 농장 방문도 금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발생됐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또 마치 축산농가가 잘못해 발생했고, 확산시켰다는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4번의 AI가 발생했고, 정부는 원인을 모두 철새에서 찾았다. 철새 도래시기이니 각별한 주의가 요한다는 경고성 멘트만 날렸을 뿐이다. 장관을 비롯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방역 현장을 다녀와 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생태공원을 조성하거나, 철새를 대상으로 경관개선사업을 시도하고 있으며, 철새 모이주기 등 야생생태계를 관광상품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반 국민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정부가 이런 사업들이 AI를 발생시킬 위험이 높다는 것을 간과한 것은 반드시 책임져야 할 대목이다.

 

정부 책임 왜 없나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제외하고 마치 축산농가 특히 가금류 사육농가의 탓으로 돌리는 저의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고 뭔가 묻고 싶다. AI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가금류 농가에게 보상금을 깎고, 향후 사육을 제한하면서 옭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이다.

AI 위험지구에서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가 다른 지역으로 장소를 이전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도 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는다. 강한 규제를 하는 대신 마치 농가에게 지원도 해 주겠다는 구색에 불과하다.

축산농가 아무나 잡고 물어보라. 지금 하는 가축사육을 다른 곳으로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는 지를 말이다. 어느 주민들이 축사가 자신들이 사는 인근에 오는 것을 바라는 지도 함께 물어 봐라. 오랬동안 한 곳에서 가축을 사육하던 축산농민들도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민들이 늘어나면 혐오시설이니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는 무언의 또는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축산농가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방역당국자들의 무능을 먼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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