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사회가 싫을 뿐이다
부패한 사회가 싫을 뿐이다
  • 뉴스관리자
  • 승인 2014.02.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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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잠시 체류했을 때의 일이다. 그곳으로 이민 온 사람들과 자주 모임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왜 이민을 오게 되었는 지 연유를 물어 봤다. 그들이 한국에서 무얼하고, 어떤 지위를 누렸는 지는 차체하고 열 사람 중 아홉은 애들 교육문제였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를 곰곰이 분석해 보니 교육문제는 한국을 떠나는 빌미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20여년 간을 A중공업에 근무하면서 해외 수주를 위해 많은 나라를 돌아 다녔고, 성과도 있어서 빠른 승진을 거듭해 왔어. 그 상태로라면 상무 달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 데 갑자기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거야. 황당하더군. 알고 보니 사주 집안의 친척이었지. 2번 인사 누락되고 나서 더럽더라구. 그래서 사표를 던졌지.”

 

부조리가 싫어서

 

국내 굴지의 A중공업 부장에서 직장생활을 마친 그는 지금 모텔을 경영한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니 주변의 눈초리가 싫어서 이민을 생각했다고 한다. 외고에 막 입학한 아이를 자퇴시키고 가족과 한국을 떠났다.

“B보일러의 대리점을 크게 했었어요. 처음에 돈도 많이 벌었지만 본사에서 많은 횡포를 부렸고, 본사 직원들도 때마다 뭔가를 요구하고그게 잘될 땐 그냥 지불해야 할 돈이라고 생각하고 쥐어주곤 했는 데, 경기가 나빠졌는 데도 부담을 대리점에게 넘기고, 이전의 관행이 없어지질 않더라고요. 손해를 많이 보고 조금 남은 돈으로 이민을 결정했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B보일러의 대리점주는 자신은 애들 때문이라기 보다는 한국에서 살기 싫었기 때문에 왔다고 설명했다.

딸 아이가 어느날 말했다. “아빠 이곳 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다 이상해.” “?” “자기들도 한국사람이면서 왜 한국 이야기만 나오면 욕하고 그러지?” “그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왔다기 보다 한국 사회가 자신들을 배척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니까 그렇지.” “그래?” 당시 중학생이었던 딸 아이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지금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딸은 캐나다 학교에 와서 제일 좋았던 것이 아무도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자신이 무슨 옷을 입던, 신발을 신던, 학용품을 쓰던 저들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예를 들면서 어디 브랜드냐며 그것으로 신분을 따지는 그런 분위기가 너무 숨이 막혔다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국을 떠나온 이들의 삶도 그리 평탄하지 않다. 나이는 들었지 말은 안통하지 자칫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에 가서 바늘로 콕콕 쑤시 듯 아프다거나 뒷골이 띵하다거나 하는 한국에서처럼 증상을 설명하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만족스러워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위안하고 산다. 그들의 마음은 항상 고국이 들어 차 있다.

 

바로 잡는다설레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쇼트트렉 대표선수로 나선 빅토르 안(안현수)의 이야기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안현수 선수가 올림픽에 나오고 싶어 당시 손을 내민 러시아로 귀화한 것인지, 정말 빙상연맹의 부조리로 희생 당한 것인지 알 수도 없다. 안현수 선수는 대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기다리면 된다. 한창 대회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빙상연맹의 관행이나 부조리를 뿌리 뽑으라고 했다. 문광부는 바로잡는다고 또 설레발이다.

외국으로 귀화를 하고, 이민을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다수가 여기서 살고 싶은 데 그렇지 못해 떠난다. 국민들이 안현수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정부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다. 시스템화된 부조리에 분노하고, 기득권층의 탐욕에 울분을 터트리는 것이다.

 

국민 우습게 보지마

 

올림픽 예를 더 들어보자. 중계방송 중 어느 아나운서가 쇼트트렉 성적이 저조하자 빙질이 나쁜 탓을 들었다. 김연아 선수가 그 빙질과 텃세에서 어떻게 견딜까 하는 걱정까지 덧붙였다.

정작 김연아 선수는 괜찮다였다. 그 중계방송을 보는 이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국민의 눈도 높아졌다. 이전처럼 마냥 애국심을 자극하고, 본인이 흥분하는 그런 방송이나 해설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이고 그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상위 10~20%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이나 행정고위계층이 국민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악을 써가며 지키려고 하는 자신들의 기득권 때문에 부조리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절망하는 것은 국민들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우리 땅에서 살고 싶다. 그것도 자존감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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