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D 예방백신 접종하지 않을 것”

국민에게 다가가는 한돈산업, 국민이 찾는 한돈산업을 만들자이병규 대한한돈협회장의 신년 다짐이다. 이를 위해 한돈농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발전에 저해가 되는 요소들을 능동적으로 찾아 해결함으로써 지속발전 가능한 한돈산업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돼지고기 이상육 발생 감소, 대기업 견제 세력 육성, 돼지고기 생산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을 현안으로 제시했다. 올해 협회가 특히 주력할 부분이다. 다음은 이병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신년사에서 돼지고기 이상육(화농) 발생 피해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대책은 FMD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유통되는 FMD 백신은 소에서는 높은 항체 양성율이 나타나지만 돼지에게는 50% 가량 밖에 형성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농가들은 자부담 50%를 감당하며 지금까지 백신을 접종해 왔다.

다행히 모돈은 항체 양성율이 80% 이상 나온다. 따라서 올해 5OIE로부터 FMD 백신 접종 청정국 지위를 획득한 이후에는 모돈에만 백신을 접종하고 자돈에는 접종하지 않는 방안이 요구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농 등 이상육 급증으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고 있어, 한돈의 이미지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에게 한 번 잃은 신뢰를 되돌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외국산 고기가 청정한 이미지를 내세우며 밀려오는데, 이상육으로 인해 한돈의 이미지가 나빠져 판매할 곳이 없다면, 한돈농가에게 FMD 백신 접종은 무의미한 것 아닌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울 수는 없다.

FMD 백신 접종에도 이상육이 발생하지 않으면 자돈에까지 성실히 접종하겠지만, 이상육 발생을 줄이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한돈협회는 끝까지 지금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한돈협회는 반드시 농축산부가 우리의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할 것이고, 반영되지 않는다면 농축산부는 전국의 한돈농가를 상대로 싸워야 할 것이다.


FMD 등 질병 청정국 지위 획득을 위해선 농가들의 자발적인 신고가 요구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농가 책임이 무거운 상황에서는 신고 기피 현상만 키울 것이란 지적이 있다.

최근 PED가 발생하고 있지만 상황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농가들이 질병 감염 사실을 잘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태가 되풀이 될 경우 FMD 청정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축산관련 차량에 GPS를 달아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등 우리나라의 가축방역 시스템은 지난 FMD 사태 이후 크게 강화됐다. 따라서 농가들이 수시로 농장 상황을 신고할 수 있도록 가축 매몰 보상금액이나 제재 규정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농가의 빠른 신고만이 악성질병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가축질병 청정화는 농가의 자발적인 신고에서 시작된다.

 

한돈협회의 올해 중점 추진 사업은.

전국 121개 지부를 하나하나 돌아볼 예정이다. 회원농가들이 무엇을 원하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PED로 인해 지부 방문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현장방문은 올해 최우선 과제다. 지역의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 등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 시행한 직원의 지역전담제가 반응이 좋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파악되고 있다.

올해 한돈협회는 협동조합형 대형패커 육성을 위한 기틀마련에 함께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협동조합과 한돈협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 농가의 힘이 모인 협동조합형 패커로 대기업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료가격 인하 등 돼지고기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협회에서는 유통대책, 생산기반대책, 환경대책 등 분과별 위원회가 생산원가 감소를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한돈협회는 한돈농가와 산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더 나은 결과를 제시할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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