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방역 역부족 이미 전국확산 기정사실화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방역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군인들과 방역관계자들이 한쪽에서 돼지살처분 준비를 하고 있고, 굴삭기와 덤프트럭 소리와 돼지들의 괴성이 산을 울렸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전북 익산시 한 양돈인은 "매주 수요일에 의무적으로 자체 소독을 실시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망연자실하며 한편으로는 백신접종을 중단한 정부를 원망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돼지콜레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보다 강력하고 철저한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사료회사직원이 당국에 신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 바이러스가 지난해 4월 이후 철원과 강화, 김포, 이천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은 타입2인 것으로 지난 19일 확인했다.
○…전북 익산 800두 규모의 신촌농장 송영민(40)씨는 최근 돼지 30여마리가 콜레라 증상을 보여 혈청과 가검물을 채취해 검역원의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8일 오후 6시경 양성으로 판명됐다.
송씨는 30여두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폐렴 약을 먹였으나 호전되지 않고 몇 마리가 폐사하자 지난 17일 오후 익산시에 신고했었다.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김외석(54)씨 농장도 800두 규모로 일부가 돼지콜레라 증상을 보임에 따라 신고, 경남도 축산진흥연구소 직원 6명이 급파돼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9일 오후에 양성으로 판명됐다.
김씨는 지난 18일 돼지들에 반점과 설사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으나 일반질병으로 치료하던 중 농장지도에 나섰던 사료회사 직원이 돼지콜레라로 의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안군농업기술센터 송영경 소장은 지난 18일 오후 3시경 발생농장 주인 김씨로부터 돼지 3두가 폐사하고 상당수 돼지들이 설사와 이상증세를 보인다는 신고를 처음 받았다. 이에 앞서 김씨는 농장에서 상당기간 이상증세를 보인 돼지에 대한 자가치료를 해오다가 서울의 모대학에 질병의 원인분석을 의뢰한 결과 살모넬라균에 의한 질병으로 통보 받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후문이나 결국 돼지콜레라로 판명됐다.
설마하던 양돈농가들과 방역당국은 양성판정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축산 폐수처리시설 없어
○…전북익산의 최초발생농장인 신촌농장 인근 430여농가에서는 11만3천여두의 돼지를 기르고 있는 집단농장이다. 이는 전북도내 전체 110만두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닭은 18만수를 키우고 있다.
이곳 집단농장은 축산폐수처리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비만 오면 수많은 오·폐수가 익산천을 따라 만경강으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다.
집단농장주변 방역강화
○…양성판정이 통보된 지난 19일 함안축협과 함안군은 14개 지역에 출입통제소를 설치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당초 농업기술원에 설치했던 상황실을 군청으로 옮겨 24시간 방역비상대책실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집단농장 주변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돼지콜레라 발생소식을 접한 양돈농가들은 축협과 협회등에 모여 사태를 주시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으며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침울한 표정이었다.
○…대한양돈협회는 지난 18일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하자 19일 새벽12시에 살처분용 전살차량을 발생농장으로 급파했다. 또 확산방지를 위한 전국 시·군 지부에 긴급공문을 보내고 철저한 소독과 함께 농장출입 사람·차량에 대한 철저한 소독을 당부했다. 또 김포 소재 종돈장에서 분양 받은 82개 농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철저한 임상관찰을 실시할 것을 시·군지부에 요청했다.

김포소재 종돈장 역학조사
○…농림부는 돼지콜레라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와 관련해 김포시 소재 종돈장과 위탁농장에 대한 돼지 이동을 금지했다. 검역원 및 방역요원 15명을 동원해 위축돈을 중심으로 전 돈방을 골고루 채혈 한 후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김점태·구봉우·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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