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병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관리과장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FMD 백신은 효과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 오일(oil)성분 보조제를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백신의 보관 및 접종 시 온도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백신을 얼리거나 끓이면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가축에 충분한 면역력을 형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화농 및 과민반응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축산농가에서는 그 동안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FMD 백신이 냉장상태(4±2)로 보관돼야 하고 접종 시에는 가축의 체온과 비슷한 수준으로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 온도관리의 실수로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겨울철 백신 관리요령 및 예방접종 시 온도관리 요령에 대해서 한 번 짚어보고 손쉽게 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축산농가에서 FMD 백신 보관을 위해 사용하는 냉장고는 설치장소의 온도가 적정할 경우 냉장기능이 유지된다. 가정용 냉장고의 적정 실외온도는 약 5~40라고 한다. 하지만 축산농가의 특성 상 백신보관용 냉장고 설치장소가 실외이거나 또는 영하의 낮은 온도라면 냉장기능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냉장고의 온도유지를 위해 냉장고를 보온덮개 등으로 덮어 놓을 경우 냉장기능 뿐만 아니라 냉장고 고장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백신 보관 냉장고는 가전기기로서의 특성을 이해해 적합하게 설치하고 사용해야 백신의 효력이 보존된다.

한편 냉장고의 온도유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적정한 백신 보관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차가운 백신은 오일의 점도가 높기 때문에 접종이 원활하지 않거나 가축에 쇼크(Shock)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한겨울에는 백신 온도를 따뜻하게 높였더라도 접종과정 중 차가운 외부온도로 인해 백신의 점도가 다시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백신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으로 항온수조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나 여건이 안 되는 경우에는 사용 전 백신 병을 따뜻한 곳에 보관하거나 약간 데워서 사용하면 된다. 특히 백신 온도를 따뜻하게 하면서 주의할 점은 백신 온도가 가축의 체온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백신의 성분이 변질돼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신을 따뜻하게 할 때에는 가축의 체온 범위 이하로 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위와 같이 백신 온도를 가축의 체온 정도로 따뜻하게 올려놓았다고 하더라도 겨울철 실외 온도가 낮기 때문에 접종과정 중 백신의 온도는 금방 낮아지고 점도 또한 높아져서 백신을 따뜻하게 한 이러한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백신의 온도 유지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양돈농가의 경우 축사 내 온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특히 소 사육농가의 경우 축사(개방형 축사) 내 온도가 낮기 때문에 백신 온도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첫째 추운 날에는 접종 중(주사액 주입 중)에도 예방약이 차가워지고 심할 경우 얼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기예보를 참고해 춥지 않은 날을 예방접종하는 날로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으며 하루 중 온도가 낮은 시간대는 가능한 피해 접종한다. 2011년 초 FMD 발생 초기 한겨울에 긴급하게 전국 일제접종을 했던 바 백신 접종 중 주사기, 바늘 내에서 주사액이 어는 경우도 발생한 예가 있다.

둘째 사용하기 전 따뜻하게 한 백신은 사용 전까지 항온수조 안에 두거나 시술자 옷 주머니 등에 온열 팩과 같이 넣어 온도를 유지한다.

참고로 작은 보온박스 등에 사용할 만큼의 백신과 온열 팩을 같이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접종하면 온도유지에 효과적이다. 이 경우 백신뿐만 아니라 주사기, 주사바늘도 보온박스에 같이 넣어서 사용해야 백신 주입 시 온도유지가 더욱 잘된다.

아울러 백신을 따뜻하게 한 후 사용 전 백신의 물과 기름 층이 잘 섞이도록 흔들어 주어야 하는데 백신을 물위에 한 방울 떨어트릴 경우 퍼졌다가 한 두 곳으로 응집됐을 때 희석이 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신을 과도하게 흔들 경우 기포가 발생하고 기포는 주사부위에 자극 및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주의해 백신을 부드럽게 흔들어야 한다.

올 겨울부터 내년 봄까지는 우리나라 FMD 재발방지 및 청정화 달성에 특히 중요한 시기로서 정부뿐만 아니라 생산자단체 및 여러 축산농가에서도 FMD 백신 접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농가만 접종하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 있겠어?’ 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대만의 경우 십년 이상 예방접종을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FMD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큰 원인이 일부 농가의 예방접종 비협조라고 한다. FMD 백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축산농가가 겨울철 FMD 예방약을 빠짐없이 제대로 접종한다면 FMD 청정화는 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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