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균 농협 축산유통부 차장

요즈음 군 급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지만 급식 개선을 통한 장병들의 영양 균형과 사기 진작을 위해 몇 가지 제도 개선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군 장병의 기본급식비 인상이 필요하다. 올해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모 의원이 “국군 장병 한 끼 급식비가 서울시내 초등학교 급식비보다 낮아 군 장병 사기진작을 위해 급식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군 장병 1인의 기본 급식비가 한 끼당 2051원으로 서울시내 중학생의 급식단가인 3250원의 63%에 불과하니 장병 급식의 질을 가늠하고도 남음이다. 물론, 학교 급식단가에는 급식에 필요한 영양사, 조리사 등의 인건비가 포함된 반면에 군 장병의 급식단가는 순수한 주·부식비만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금액만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가장 혈기왕성하고 체력소모가 많은 시기에 충분한 영양소 섭취를 도모하기 위해 군 장병 급식비를 올려야 함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둘째, 현행 냉동 급식체계에서 냉장 급식체계로의 전환 및 급식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과거 축산물은 냉동으로 유통되었으나 최근에는 도축부터 판매 및 조리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냉장육으로 유통된다.

고기 고유의 맛과 품질을 접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군은 아직도 시설부족 등을 이유로 장기 보관된 냉동품을 조리하고 있다. 현행 군납규격상의 냉동품을 조리하려면 두 번의 급냉과 두 번의 해동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육즙이 다량 유출됨은 물론 마름 및 갈변현상이 나타남으로서 품질 저하가 초래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등급이 좋은 한우라도 냉동으로 공급하게 되면 품질 저하는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다.

셋째, 군 취사 업무를 담당하는 조리병의 전문성 향상과 급식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음식의 맛은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조리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아무리 좋은 원재료를 구입한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해동과정을 거치지 않고 조리를 하거나, 조리를 담당하는 요원들 능력이 떨어진다면 맛있는 식사가 제공될 수 없다.

또 제한된 메뉴로는 신세대 장병의 기호를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조리병사들은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병사나 사회에서 요리 등 관련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병사 위주로 보직을 부여해야 한다.

최근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가 널리 알려지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군대에서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한편 사회에서는 다시 군대에서의 경력을 인정해 주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군대에 있는 시간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최신형 전투기나 전투함 도입도 국방력 향상의 일환이지만 군 장병의 식단 만족도 개선을 통한 사기진작도 결국은 전투력 증대를 위한 지름길임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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