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한우

 
한우는 국내에서 사육하는 초식가축 중 사육두수 뿐만 아니라 농가호수도 제일 많아 축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가축이다. 점차 규모화 되고 있긴 하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최근 세계시장 개방과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한우를 키우는 농가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한우는 우리 민족과 함께 평생을 같이 해왔으며 우리나라 고유의 가축 유전자원이다. 기원 전후 우리 민족의 생활 전역에 걸쳐 한우 사육이 일반화 됐는데, 주로 의례의 제물로 사용되거나, 짐이나 수레를 끄는 태용, 만용, 또는 식용으로 이용됐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의 육류수급 정책에 의해 수난의 시대를 맞았지만 해방 후 60만두에서 시작된 한우 사육은 여러 보호정책으로 인해 정부 수립 후 현재까지 축산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다.
한우의 덕목 또한 우리 민족을 대표한다. 한우는 기후풍토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고, 성질이 온순하고 강인하며 발굽이 잘 발달돼 일소로써 사랑을 받았고, 또한 재화로써 노비나 말과 더불어 가장 귀중한 것으로 취급됐다. 일반적으로 한우하면 누런 황소를 먼저 떠올리는데 칡소, 흑소, 백우, 청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흑소는 일본 화우보다 작으며 황우보다 육질은 부드러우나 고소한 맛은 덜하다. 백우가 태어나면 길조라 해 매우 좋아하고 신성시 한다고 하고, 청치는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데 거의 사라지고 없다. 칡소는 호랑이 무늬소라고도 불리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임금님 진상품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한우가 자유무역 시대를 맞아 수입 소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강점들이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수입산 쇠고기와 우리 한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입산 쇠고기의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위생조건, 신선도, 고기의 맛 등을 고려하면 한우가 단연 우수하다. 특히 한우에는 올레인산이 수입산에 비해 많아 고유의 풍미가 있고, 고기의 맛을 좋게 하는 물질의 함량도 수입육보다 28% 가량 많다.
고급육으로 알려져 있는 수입산 쇠고기와 우리 한우를 비교해 본 결과, 등심내 콜레스테롤 함량이 각각 평균 50.42mg/100g, 75.42mg/100g으로 한우의 콜레스테롤이 수입산보다 약 50%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또한 몸에 좋은 지방산인 불포화 지방산과 그렇지 않은 포화 지방산의 비율은, 한우 1.48, 수입산 쇠고기 1.08로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우 고기는 수입산과 비교했을 때, 심혈관질환 발병의 위험을 낮추는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많고, 낮은 콜레스테롤 함량으로 비만이나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적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건강에 좋은 쇠고기 생산 연구의 일환으로, 한우에 라면이나 과자에 사용되는 팜유를 급여해 불포화 지방산 전이에 관여하는 유전인자를 활성화 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2개월 령 한우 거세우에 팜유를 급여한 결과, 대조구에 비해 등심에서 팔미틴산, 리놀레인산 등의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능성 한우 고기 생산 기술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 민족 고유의 유전자원인 한우의 우수성과 그 잠재력을 최대한 깨우기 위한 일련의 연구 활동은 농민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 환경에 알맞은 노하우를 개발 습득하고 역량과 의지를 키워나갈 때, 한 단계 발전된 한우 시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사심 없는 지원과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어우러져 우리 한우는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또 다른 장을 여는 주인공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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