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강 녕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

 
닭고기는 돼지고지, 소고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저지방·고단백질의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흰 닭고기가 붉은색의 적색육보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데다가 운동과 다이어트로 닭 가슴살을 찾는 수요가 예전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닭고기는 그 영양가와 가치에 비해 저렴하고 값싼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어 닭고기의 고급화·차별화로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닭고기의 맛은 어느 특정한 요소에서 결정되기보다는 물리·화학적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육질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육질의 단단한 정도를 나타내는 전단력은 쇠고기 등심의 경우 3.0~5.5㎏을 나타내고 돼지고기 등심은 3.5∼4.8㎏를 나타낸 반면에 닭고기 가슴살은 1.6~2.5㎏ 정도를 나타내어 닭고기의 육질이 소·돼지고기에 비해 2배 정도 부드러운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닭고기에서도 사육일령에 따라 전단력이 달라지는데 30일령의 닭고기에서는 1.6㎏ 정도이나 42일령의 대형육계에서는 2.1㎏으로 사육일령이 증가할수록 육질이 더 단단하면서 쫄깃한 느낌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고유의 육질특성과 풍미를 가진 토종닭은 일반 육계에 비해 사육기간이 길고 성장속도가 느려 경제성만을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그 자체의 특성과 브랜드화로 틈새시장을 점차 넓혀 나가고 있다. 토종닭의 독특한 풍미와 조직감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종닭의 차별화된 관능적 특성은 외래 전용육계를 토종닭과 동일한 사육환경에서 동일하게 생산한다해도 얻을 수 없는 토종닭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풍미와 조직감이 확인됐다. 즉, 사료나 사육환경, 생산주령의 차이에 따라 외래종과 토종닭의 맛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토종닭 본연의 육질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토종닭의 구수하고 깊은 맛으로 대표되는 차별화된 풍미(風味)는 풍미발달 관련 핵산분해물질(IMP 등), 특정 풍미 관련 아미노산(Glu, Asp 등), 가열조리 후 휘발성 향기성분의 함량이 외래 전용육계에 비해 높고, 수용성 펩타이드 성분 및 함량 차이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토종닭의 쫄깃함으로 대표되는 특징적인 조직감은 높은 콜라겐 함량, 근육의 높은 경도, 씹힘성, 근섬유 직경 및 형태 등의 차이에서 나온 특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토종닭과 외래 전용육계의 단백질 성분 및 함량의 차이에 의한 맛 차별요인을 분석 연구한 결과, 종에 따라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는데, 이러한 단백질의 펩타이드 성분 및 함량의 차이가 맛의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토종닭만의 육질특성과 차별화된 조직감과 풍미를 살리는 방법으로 요리를 한다면 토종닭 본연의 맛을 더욱더 풍부하게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닭고기 시장에도 지역 특산물과 부산물을 통한 지역 브랜드 상품이 많이 개발되고 있으며, 지방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이용해 항생제 대체제로의 활용, 부산물의 사료화 등 지역 고유의 특성을 살리고 자원을 재활용하면서 친환경·안전 먹거리가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부산물을 이용해 발효사료를 개발·이용해 소량, 다품목, 명품화를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 해양투기 등으로 폐기되는 농수산 부산물은 연간 발생량 170만톤 정도이며, 이것을 토종닭 전용사료로 적절히 이용한다면 30% 이상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한 예로 부안군에서는 뽕밭에 닭을 방사하고 특화작목인 오디 부산물을 활용한 발효사료를 먹여 차별화된 친환경 고급육을 생산하고 있다.
토종닭은 수입축산물 개방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유전자원이며, 관능적인 측면에서 전용육계에 비해 우수한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 기존 닭고기 산업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토종닭의 육질과 풍미로 고급화·차별화를 추진하고, 소비자의 변화된 트렌드를 읽고 그에 발맞추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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