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농장 우선 적용 신청 활기 현재 취득 27곳
도입 이후 정책 홍보 단 1차례에 그쳐 확대 필요성 대두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 하는 등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면 동물이 건강해 진다. 건강한 동물로 생산되는 축산물은 안전하다. 특히 동물복지 문제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실시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관련 설문조사 결과 답변자 중 58%가 다소 높은 가격 부담이 있더라도 동물복지 축산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구매 의사가 없다는 답변은 16%에 불과했다.
이는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동물복지 축산물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을 뜻하는 결과다. 소비자들은 결국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축산물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산란계 우선 적용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란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농장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세계적으로는 국제기구의 동물복지정책 강화, 한·EU FTA, EU·칠레 FTA 등 국제협상에서 동물복지 논의, 지구 온난화의 원인 등 동물복지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운송·도축·살처분 등 농장동물에 대한 복지 가이드라인을 이미 제정해 권장하고 있고, 2010년 축사시설·사양관리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EU는 동물복지 5개년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2012년부터 산란계 일반케이지 사육 금지 및 2013년부터 돼지의 스톨 사육을 금지하는 등 구체적인 동물복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주별로 모돈의 스톨 사육, 송아지 사육틀 사용, 산란계 일반케이지 사육 등을 금지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국제기준으로 인정받는 OIE 동물복지기준을 기반으로 지난 3월 20일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했다.
현재는 27개 산란계농장(계란)이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을 받은 상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2013년 돼지, 2014년 육계, 2015년 한·육우·젖소(우유) 등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동물복지 축산농장 표시 간판.<사진 왼쪽> 동물복지축산농장 축산물 표시도형. 
# 프리미엄 부여로 동물복지 축산물 경제성 충분
일반적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은 사육에서부터 최종 소비까지 추가비용이 발생해 경제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 프리미엄이 높아 경제성이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란계 1만수를 기준으로 건물비를 제외한 시공설치비(물, 사료급이기, 환풍기 등 포함)는 일반 케이지가 평균 1억3500만원, 동물복지형 평사가 평균 2억7700만원으로 평사의 초기 비용이 2배 이상 더 소요 된다. 또한 1만수를 기준으로 요구되는 토지면적도 케이지에 비해 평사가 3.6배 더 요구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초기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동물복지 축산농장 축산물은 최소 2배 이상의 프리미엄이 적용돼 경제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북대학교 류경선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케이지의 평균 산란율은 88.83%, 난중 63.98g, 사료섭취량은 131.19g으로 나타났고 평사의 산란율은 85.77%, 난중 65.18g, 사료섭취량이 135.21g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장조사에서 일반계란의 경우 평균 250원, 복지계란은 550원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류 교수는 이 결과를 토대로 산란계 1만수 사육을 기준, 연간 계란 판매액(유통마진 포함한 시중 판매가 기준, 실제 농가 수취가격은 유통마진을 제외시켜야 한다)은 케이지가 8억1000만원, 평사가 17억2100만원으로 나타나 동물복지형 평사가 9억1100만원의 매출이 더 창출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 프리미엄은 왜 작용하는 것일까? 최근 동물복지 축산물의 우수성과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미래의 열쇠 혹은 족쇄-세계축산의 새 흐름, 동물복지’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축산물과 비교할 때 방사해서 키운 닭의 지방함량은 50%가 낮고 계란의 비타민E 함량은 100%, 베타카로틴은 280% 가량 높게 나타났다.
오메가 3의 함량도 관행축산물 대비 계란은 178%, 돼지고기는 290%, 닭고기는 565% 이상 높다.
또한 동물복지 계란은 일반 계란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존이 적게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도 ‘복지농장 생산 시스템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동물복지 수준이 높은, 즉 닭이 밀집사육 되지 않거나 깨끗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경우, 스트레스가 감소해 면역력 등 건강상태가 향상됨으로써 질병발생 및 항생제 사용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 불합리한 유통 구조·미흡한 홍보 풀어야할 과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생산자 측면에서는 생산비의 상승, 소비자 측면에서는 높은 소비자 가격의 부담 때문에서다.
동물복지 축산농장의 취지 중 하나는 소비자는 생산자에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생산자는 그 프리미엄으로 인해 과중되는 생산비를 극복해 내는 것이다. 또한 그 프리미엄에 대한 자부심으로 동물복지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과도한 유통마진이 그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동물복지 계란 가격은 개당 390원에서 550원으로 형성, 판매되고 있다. 판매가격만을 두고 보면 생산농가들의 마진이 상당한 수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농가가 유통업체들에게서 수취하는 가격은 190~250원이다. 결국 유통마진이 200~300원이라는 것이다.
계란 1개당 포장 6원, 부자재 18원, 로스 0.6원, 운송비 등 기타 14원 등 유통비용을 제한다 해도 유통업체들은 최소 150원~250원의 마진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참여농가들은 유통업체들이 높은 유통마진의 일부를 생산농가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홍보 부족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동물복지 계란과 유사한 유기농 계란은 개당 600~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동물복지 계란보다 약 200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유기농 계란은 유기질 사료를 먹이는 닭에서 생산되는 계란을 일컫는다. 유기질 사료란 동물성단백질과 농약, 항생제 등이 들어있지 않은 사료를 말한다. 그러나 유기농 축산농장은 사육밀도 제한이 없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된다 하더라고 유기질 사료를 먹이면 유기농 계란이 된다. 그러나 동물복지 농장은 다르다. 유기질 사료를 먹이고 사육밀도 제한도 두고 있다. 이를테면 유기농 축산농장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인 셈이다.
유기농 축산농장(축산물)은 이미 수년전부터 부각되어 꾸준한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깊이 인식돼 있다.
반면 올해 도입된 동물복지 축산 농장은 아직까지 홍보가 미흡한 수준이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도입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11일 12개 산란계 농장에 대한 최초 인증 이후 현재 27개 농장이 인증을 받기까지 동물복지 계란의 홍보행사 개최는 단 한차례(동물복지 계란 판별 시연회)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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