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동 윤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연구관

 
■ 서론
‘가축분뇨는 자원이다’ 라는 말은 옛날 우리조상들이 가축분뇨를 모아 퇴비로 활용을 한 자연순환농업과 관련한 전통의 지혜가 담겨있는 말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축산은 가축사육의 규모화·집단화 및 소비지 인근 지역에서의 가축사육을 통해 효율화를 추구하며 성장해 왔다. 축산 생산액은 2010년 기준으로 농림업 생산액(총 43조5233억원)중 약 40.1%(17조4710억원)를 점유할 만큼 크게 성장하게 되었고, 이제 축산물은 국민의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반면에 사료자원의 부족으로 가축에게 급여할 사료를 수입사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었고 대규모의 집약적 양축경영으로 인하여 자가 경작지내에 가축분뇨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가축분뇨는 환경부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국내외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생산보다 환경보전을 우선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어 가축분뇨의 환경오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더욱 증대되고 있다.
또한 이따금씩 보도되고 있는 가축분뇨로 인한 자연환경 및 하천·지하수 수질오염 문제가 이슈화될 때마다 가축을 키우는 축산농가들은 좌불안석이 된다. 가축분뇨는 가축사육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유기물질로서 오염부하량이 높은 물질이기 때문에 유출시 수질 및 토양오염의 영향이 큰 반면에, 잘 관리하고 적절하게 처리하면 자원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예로부터 가축분뇨는 작물의 영양 공급원의 역할뿐 만 아니라, 땅심을 높이는 토양 개량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으나, 독일의 하버가 공기 중 질소로부터 암모니아를 합성하여 각종 작물생산 증대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이후, 다양한 화학비료가 생산되었으며, 그 결과 취급하기 쉽고 성분이 균일한 화학비료가 작물의 비료원으로 대체되었다.
우리나라도 화학비료 위주로 식량 자급생산을 위한 다수확 식량증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녹색혁명이라 불리는 식량자급을 달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현재는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 이르렀으나 이러한 거대한 성취 속에 화학비료 남용으로 인한 지력의 쇠퇴 문제도 안게 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렇게 남아도는 가축분뇨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력이 쇠퇴된 토양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가 되었으며, 경종과 축산, 환경과 생산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자연순환농업을 이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가축분뇨의 궁극적인 자연순환체계는 가축분뇨가 퇴비·액비의 형태로 농경지에 환원되어 곡물과 사료를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고, 농경지로부터 생산된 사료 또는 조사료가 가축사육에 이용되며, 가축은 축산물과 함께 지력증진에 필요한 분뇨를 생산하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축사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자원화하여 퇴비 또는 액비로 재활용(Recycle)하는 방법이 가장 모범 답안이라고 할 수 있다.
 
 
▲ 퇴적통풍식 사진.<사진 왼쪽> 기계교반식 사진. 
■ 자연순환농업을 위한 가축분뇨 자원화 방안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농장내 순환을 원칙으로 적절한 처리를 거쳐 자가 농경지에 작물의 비료로 재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나, 우리나라의 축산 여건상 충분한 면적의 자가 농경지 면적을 확보한 농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인근의 경종농가와 연계하여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크게 자원화, 정화처리 및 위탁처리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중 자원화 방식이 가축분뇨를 가장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원화방식은 크게 퇴비화와 액비화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은 사육규모, 사육방식, 축사형태, 농가의 경작지 보유여부 등 축산농가의 여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한우·젖소분뇨와 계분은 주로 퇴비화(젖소분뇨 일부는 액비화) 위주로 처리되지만, 양돈분뇨는 퇴비화, 액비화, 정화처리 및 위탁처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다.
또한 축사형태와 분뇨수거 방법에 따라 깔짚축사(깔짚우사, 깔짚돈사), 분뇨분리 축사(스크레이퍼, 인력수거식), 분뇨혼합 축사(틈바닥우사, 슬러리돈사) 등으로 나뉜다. 깔짚축사는 자원화의 일종으로 가축으로부터 배설되는 분뇨가 깔짚(톱밥, 왕겨 등)과 섞여 퇴비화되는 방식으로 한우, 젖소, 양계(육계) 농가에 많으나, 양돈농가에서는 극히 일부 농가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분뇨분리 축사는 가축분뇨를 분리배출하여 분은 퇴비화시키고, 뇨는 액비화 또는 정화처리하는 방식으로 양돈농가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이며, 분뇨혼합 축사는 가축분뇨를 혼합하여 슬러리 형태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역시 양돈농가에서 많이 선호하는 방식이며, 이 방식은 슬러리를 톱밥, 왕겨 등과 혼합하여 호기 발효 후 퇴비화하는 방법과, 고액분리후 고형물은 퇴비화하고, 액상물은 액비화 또는 정화처리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슬러리 또는 고형물을 퇴비화하는 방식은 단순퇴적식, 통풍발효식, 기계교반식 등이 있으며, 수분증발을 유도하면서 발효시키는 방식이다.
고형분은 질소, 인산, 칼리는 물론 미량원소인 칼슘, 마그네슘, 아연 등의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적절하게 부숙을 시켰을 경우 훌륭한 비료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형분이 완전히 부숙되면 환경오염 물질이 감소되고, 오물감, 점성도를 감소시킴은 물론 불안정한 형태의 질소성분인 암모니아태 질소가 안정한 질산태질소로 변화되어 작물의 이용성이 증가된다. 퇴비화는 농경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농가가 선택할 수 있는 분뇨처리 방식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퇴비화를 위해서는 톱밥, 왕겨 등 수분조절재가 많이 소요되며, 톱밥의 경우, 지속적인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가격이 비싸 생산비가 상승되고, 왕겨는 수분흡수 효과가 낮고 퇴비로서의 가치도 저하될 뿐 아니라 구입시기가 제한되어 있어 많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생산된 퇴비는 농촌인구 노령화로 인해 살포인력이 부족하고 화학비료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므로 소비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가축분뇨의 친환경적인 자연순환농업 정책에 부응하고 자원화를 지원·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축분퇴비의 가격차액 보전 등의 보조지원 정책이 더욱 더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최근에는 가축분뇨를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에너지화도 추진하고 하고 있다. 가축분뇨는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메탄균을 이용해 메탄을 생산하여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화석에너지 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로서 역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를 저감시킬 수 있다.
 
 
▲ 호기성 액비화 사진.<사진 왼쪽> 메탄가스 발생조 사진.<사진 중앙> 전기 발전실 사진.<사진 오른쪽> 
■ 맺는말
우리나라의 축산은 그 동안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분뇨처리, 악취발생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이 남겼다고 볼 수 있다. 축산농가들은 그 동안 가축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시설 개선은 물론 많은 노력과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2011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가축분뇨는 년간 4269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수입사료에 의존하는 집약적 축산, 좁은 농경지 보유 등으로 축산농가가 자체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다행스럽게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의해 경종과 축산이 연계된 자연순환농업의 필요성이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정부에서도 가축분뇨를 활용한 자연순환농업 대책을 마련하여 적극 추진하면서 그 어느 때 보다 가축분뇨 자원화에 대한 의지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력이 떨어진 토양내 유기물을 증식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가축분뇨 퇴비·액비 사용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자연순환농업은 자연생태계의 영속적인 물질순환 기능을 활용하여 작물과 가축이 건강하게 자라게 함으로써 농축산물의 안정성과 품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농업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가축분뇨 퇴비·액비 등 유기질 자원을 토양에 환원시켜 토양을 건전하게 유지·보전하면서 농업생산성을 확보해야 된다.
가축분뇨는 비료성분인 질소, 인산, 칼리, 칼슘, 마그네슘 등의 다량 원소와 철, 아연, 동, 망간, 등의 미량 요소도 포함되어 있어 잘 부숙시켜 작물에 사용하면 화학비료를 절감할 수 있어 자연순환농업의 일등공신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가축분뇨 퇴비와 액비에 함유된 유기물과 유용미생물이 토양유기물 함량을 높여 주고 토양 물리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와 작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토양내 생물상을 다양하게 유지시켜 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가축분뇨 처리과정의 불편함과 약간의 환경부담을 고려하더라도 가축분뇨의 자연순환은 농업 및 국토환경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양질의 퇴비 및 액비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체계가 마련되면서 축산농가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매우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농업분야에서 축산농가와 경종농가가 상생하려면 축산농가가 먼저 양질의 퇴·액비생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반드시 우선되어야만 경종농가들도 가축분뇨 퇴비·액비를 이용한 작물재배에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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