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 앞둔 낙농산업의 현황과 대책

 
EU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며, 네 번째로 큰 수입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수출중심의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나 양자간 FTA 타결에 따른 산업간 전망을 보면 자동차, 전자제품 등은 수출을 통한 국익에 도움이 되나 한·EU FTA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문은 축산업으로 볼 수 있다. 축산업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은 돼지고기와 낙농품이다.
낙농품은 현행관세를 유지하는 대신 쿼터를 허용한 것에서부터 관세를 10년 또는 15년에 걸쳐 철폐하는 등 미국과의 FTA에서와 같이 다양한 양허방식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한·EU FTA 발효 시 낙농분야 피해액은 값싼 유제품 수입 등으로 연간 1000억 원 피해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젖소 두당 산유량(kg/두)은 한국 8914(2009), 미국 9193(2007), 네덜란드 7876(2007)으로 선진낙농국에 비해 결코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낙농분야의 취약점으로는 원유가격(2009)이 국산 846원/ℓ으로 선진낙농국(영국 460, 미국 437, 뉴질랜드 396)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원유 가격이 높은 결정적인 요인은 생산비의 62%를 차지하는 사료비로 원유가격 상승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분유, 치즈, 버터 등 가공품 가격은 국제가격의 127~193%수준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국내 낙농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료비 저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우유 생산비를 절감해야 한다. 또한 저출산, 대체음료 개발 등으로 유제품 소비량(2009. 62.3kg/인)은 정체 내지 감소 추세로 새로운 소비창출을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이에 대비한 연구들을 추진하고 있다. 연령대별 맞춤형 기능성 우유 생산으로 우유소비확대를 창출하기 위해 어린이 대상 아토피 예방 우유, 장·노년층 대상 인지기능 개선 및 혈전용해 기능성 유제품 개발 연구 등을 진행 중이며 생산비 절감을 위한 사료비 저감을 위해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 자급조사료 생산 이용 증진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목장에서 생산된 잉여원유를 이용해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한 목장형 유제품을 개발해 농가소득 향상뿐만 아니라 도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농촌의 역할을 재조명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농가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농촌인구의 급격한 고령화, 경지면적의 감소, 전체 농업경영체의 76%가 1ha 미만인 소농. 한국농업의 현실은 암담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强小農)이다. ‘강소농’이란 농업 선진국에 비해 경영규모는 적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상품 그리고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농업인이 혁신역량을 갖추고 경영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해나가는 농업 경영체를 말하며, 선정된 농업 경영체는 전문지도사로부터 문제점을 진단 분석해 경영혁신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지원을 통해 연간 10%이상의 소득향상 경영목표를 실현하게 된다.
한·EU FTA 이행에 따른 낙농산업의 어려움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하지만 산·학·관·연이 혼연일체가 돼 대응책을 마련하고 준비한다면 낙농산업은 우리나라에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