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초 신품종 육성 사업, ‘작지만 강한 축산’ 토대 구실

 
우리의 환경에 맞는 우수한 품종 개발과 보급의 확대는 양질조사료의 생산성 향상과 자급률 제고로 강소농 육성의 기틀이 될 뿐만 아니라 국내 육성 신품종을 활용한 국내 종자산업 활성화의 기반이 된다.
한우와 젖소를 키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는 풀, 즉 목초는 과거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육성 품종은 거의 없고 대부분 외국에서 육성한 도입품종이었다. 도입품종은 우리의 기후와 토양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재배농가가 이들 품종에 대한 특성을 잘 알 수가 없어 양질의 조사료 생산에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목초 신품종 육성사업은 1980년대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시작돼, 1986년 국내 최초로 오차드그라스 ‘합성 2호’가 육성됐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발전이 없이 명맥만 유지하다가 1997년 종자산업법이 시행되면서 신품종 육성사업은 매우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목초 신품종 육성사업은 초지조성용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다년생 목초인 오차드그라스와 톨 페스큐 그리고 월년생 사료작물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 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돼 왔으며, 지금까지 총 17개의 신품종이 육성 보급되고 있다.
오차드그라스는 여름철 더위에 약한 단점을 보완해 육성한 ‘장벌 101호’(2002)를 시작으로 4개의 품종이 개발됐다. 이들 품종들은 외국의 도입품종에 비해 여름철 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한 특성이 있어 영년생 초지의 이용연한을 늘리는데 효과적인 품종들이다.
톨 페스큐는 여러 종류의 목초 중에서 우리나라 기후에 가장 잘 적응하는 초종이나 사료가치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품종이 그린마스터(2007)와 푸르미(2010) 이다. 이들 품종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에 대응해 앞으로 우리나라 초지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가을에 파종해 이듬해 봄에 수확하는 월동 사료작물인데 추위에 약한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추위에 강한 품종인 ‘화산 101호’(1998)의 개발을 시작으로 11개의 품종이 육성됐다.
이들 품종은 추위에 강한 특성이 있고, 4월 하순부터 수확이 가능한 극조생종 1품종(그린팜), 5월 상순부터 수확이 가능한 조생종 3품종(코윈어리, 코그린, 코스피드), 5월 중순부터 수확이 가능한 중생종 1품종(코윈마스터), 5월 하순부터 수확이 가능한 만생종 6품종(화산101호, 화산102호, 화산103호, 화산104호, 코위너, 화산106호)이며, 품종별로 수확시기가 다양해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는 농가의 여건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품종들이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최근 재배면적이 급속히 증가해 2006년 약 1만4000ha에 불과했던 재배면적이 2010년에는 약 5만2000ha로 확대돼 5년 사이에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재배면적의 증가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양질의 조사료 생산을 통한 곡류사료비 절감으로 경영개선을 시도하는 축산인의 높은 의지, 그리고 우리 여건에 알맞은 신품종 개발과 지속적인 재배기술의 개발과 보급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신품종 육성사업의 성과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에서 가장 먼저 시작이 되었으며, 7개의 국내 종자회사 및 생산단체에서 신품종 통상실시권을 체결해 국내외에서 종자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 종자의 자급률은 15% 정도로 낮으나, 2012년 50%, 2014년에는 100% 자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목초 신품종 육성사업은 과거 도입품종에 의존하던 부끄러웠던 시대를 벗어나 양질 조사료를 기반으로 축산경영을 개선하는 강소농 육성의 기틀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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