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

 
지난 2일 방영된 KBS 특집 ‘돈 맛있는 기행’을 보고 식품으로서의 돼지고기에 대한 접근을 했던 단편적인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한편으로는 자부심 그리고 책임감을 느끼면서 맛있는 돼지고기로서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함께 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양돈인들에게 몇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양돈업과 돼지고기에 대한 나의 생각과 접근방법은 식품으로서의 안전한 국내산 돈육, 어떻게 하면 수입산에 대한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 하는 생산자 중심의 사고였습니다. 예를들면 MSY를 높이고, 종돈을 개량하고, 축사시설을 현대화 하고, 질병을 최소화하고, 생산비를 줄이고, 사료효율을 높이고 이런 모든 활동들입니다.
그러나 ‘돈 맛있는 기행’ 을 보고 제가 느낀 것은 돼지고기가 식품으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했고, 정을 나누는 것에 가장 좋은 음식이고,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함께한 식품이고,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우리 문화의 근간이며, 우리 국민들의 희노애락을 함께해 왔으며, 제주도에서는 가장 중요한 놀이문화와 먹을거리이고, 산모에게 기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먹는 아강발족탕도 돼지고기이며 만남, 정, 슬픔, 격려, 위로, 기쁨, 축하 등 우리문화의 저변에 돼지고기가 있어왔고 식품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일부라고 느끼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양돈인들은 식품으로서의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연말 이후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많은 두수의 돼지가 매몰되었습니다. 양돈산업의 기반이 위협 받을 정도로서 국내 양돈산업 발달이후 가장 큰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몇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로, 정부, 지자체와 함께 전 축산인들이 구제역 조기종식에 마지막 헌신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주변과 농장 입구를 소독하고 출입자를 관리하고 이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현재의 위치에서 우리 모두 마지막 힘을 다해 봅시다.
둘째로, 우리 축산인들이 양돈업을 할 때 문화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더 정성을 가지고 돼지를 사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산성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돼지와 함께 숨쉬고 동반자적인 관계를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거기에 돼지에 대한 사랑을 지금보다 더 한다면 우리가 생산하는 돼지고기가 식품뿐만 아니라 문화를 이어가는 역할을 하는데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셋째로, 기본에 충실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제가 종돈사업소장으로 재직할 때 돈사 전체를 물청소, 건조, 불 청소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비용과 인력 그리고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돈사에 돼지가 있을 때는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
믈론 돼지가 없는 빈 돈사를 보는 것이 가슴 아프시겠지만 돈사 전체를 기본에 충실하게 청소하고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방역측면에서의 미비한 시설을 적정비용으로 보완하는 것입니다. 먼저 농장 출입구에 출입문을 설치하고 자물쇠를 채우는 일입니다. 사람에 대한 방역(출입자 소독, 농장 출입자는 사워시설 등), 차량에 대한 방역, 물품에 대한 방역 등 적정비용으로 보완 하는 것입니다.
넷째로, 구제역 이전의 사육두수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양돈인들의 슬기와 지혜, 협력과 상생이 필요합니다.
나 자신보다는 양돈 사육두수 복구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시적으로 많은 두수의 후보 모돈이 필요합니다. 이 많은 두수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양돈인 스스로 양보하고 협력하여 조기에 기반에 구축되도록 협력하여야 하겠습니다. 협력의 방법은 우리 스스로 모색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들의 돼지고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하여 종돈, 사양관리, 사료, 컨설팅, 분뇨처리 등 양돈업을 둘러싼 전체의 과정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빨리 개선하고 미흡한 점은 보완하는 등 우리 축산인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때 우리 국민들은 우리 양돈인들이 생산한 국내산 신선, 안전한 돼지고기를 더욱 더 사랑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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