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양계산업’ ‘존경받는 양계인’

 
한국양계산업은 지금 ‘안정적 발전기’라는 중요한 전환기에 서있다. 산업내부 문제로는 후방산업(사료·부화)-생산(농장)-전방산업(가공·유통)의 세 과정이 원활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함으로써 산업이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산업화된 사료 등 원료산업, 규모화·전문화를 이룬 생산 부분과 달리 가공과 유통부분은 심히 낙후 되어 체증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산업의 핵심 주체인 농가는 물론 지원과 육성의 의무를 지닌 정부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후방산업과 생산부분의 전문화 규모화에 비해 유통부분이 낙후된 것은 유통문제가 생산자 개개인이 아닌 공동이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것을 짊어 질 것이라는 막연함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양계인들의 회합 장소마다 계란유통부분의 불합리성에 대해 수도 없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을 만들지 못했고 누구하나 앞장서서 해결해 보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사람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산업 내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축산업과 우리 양계산업을 바라보는 산업 외부의 우리 국민들의 시선도 점차 따가워지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축산업 및 축산인에 대한 인식조사” 자료를 살펴보니 일반인들의 축산업에 대한 비선호적인 정서가 팽배한 것을 깨닫게 됐다. 악취는 물론 가축분뇨로 인해 하천을 오염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이자 자신들의 돈 벌 궁리에만 급급하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축산업 그리고 축산인에 대한 인식이었다.
축산인 그리고 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지 못할 경우 우리 양계산업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비근한 예로 양계장을 새로 짓고자 할 때 주변의 민원 때문에 허가까지 내 놓고도 양계장 건설이 몇 년씩 지연되는 사태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우리 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혐오가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지 우리는 이미 몸으로 채득하고 있으면서도 불평만 늘어놨지 이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에는 소극적이었기에 이러한 상황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축산물 제공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축산업에 대한 바른 정보와 기능 등 긍정적 이미지를 알리는데 힘쓸 필요가 생겨났다. 홍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지적하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기본적으로 자신의 축사라도 청결히 관리해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양계산업과 양계인 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개방화된 시대 국민으로부터 우리 양계산업이 외면 받는다면 산업 외국 축산물과 경쟁에서 우리는 밀려날 수밖에 없다.
양계분야 당면과제인 유통부분과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주체가 필요하다. 많은 농가들이 협회나 협동조합, 정부, 학계 등이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제일 중요한 주체는 생산자 바로 자신이다.
현재 양계산업 미래를 위해 생산자 스스로가 투자해 자조금을 조성중에 있다. 양계산업의 이미지 제고와 우리가 생산한 양계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한 이 사업은 앞에서 말한 여러 일련의 문제들을 생산자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요 실천이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표가 신통치 못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생산자들이 자조금 거출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자조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만능열쇄는 아니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프랑스 격언에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라는 뜻으로 양계산업의 발전을 위해 생산자들이 해야 할 의무는 무엇인지 되돌아보자는 제안을 감히 드리고 싶다. 자조금 납부부터 시작해 높은 수준의 도덕적 책무를 감당하는 양계인들이 많이 나올 때 수십 년간 미제로 남아 있는 계란유통구조 개선 문제도, 양계산업과 양계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시각도 점차 해결하고 해소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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