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한우 보증씨수소 안전망 강화해야

 
한우는 예로부터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하며 시대적으로 그 용도와 목적에 맞게 꾸준히 개량이 이루어져 왔으나 국가가 주도하여 한우를 본격적인 ‘고기소’로 개량을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 이후로, 약 40년 동안 개량사업을 수행해 온 결과, 일본화우의 개량역사 100년에 비해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현재의 한우개량성과는 농식품부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우수한 한우를 사육하고 기록을 수집하는 축산농가와 지역축협, 당대 및 후대능력검정과 정액의 생산 공급을 담당하는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한우의 혈통등록과 외모심사 등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종축개량협회, 도체성적을 제공하는 축산물등급판정소 그리고 국가단위 가축개량총괄기관으로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개체의 유전능력을 근거한 우수 종축을 선발하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같이 많은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얻은 종합예술품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적으로 우수한 한우 보증씨수소는 매년 20여두를 선발하며, 총55두의 보증씨수소를 활용하여 5일에 1회 정액을 주기적으로 채취·검사·희석 및 동결처리하고 액체질소탱크에 보존 과정을 거쳐 년간 약 200만개의 인공수정용 동결정액을 농협을 통하여 전국 각 도·시군에 공급하게 되고 수의사, 인공수정사 혹은 한우농가에서 직접 가임암소를 대상으로 인공수정으로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함으로써, 한우보증씨수소야 말로 현재 한우개량의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농가와 여러 개량관련 단체의 역할분담과 상호협력으로 보증씨수소를 선발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한우개량에 큰 성과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개체별 능력검정을 통하여 수집된 정보에 의한 체계적인 사양관리는 축산경영의 효율화에 초석을 다져왔으며, 최근 한-EU 및 한-미 FTA체결 등 축산물의 수입개방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우의 경쟁력을 지켜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보증씨수소와 일반한우의 능력 차이를 비교하여 개량효과를 산정하게 되면 일당증체량에 의한 사육기간 단축, 육량(체중)증가 및 품질고급화로 인한 개량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종합하면 년 1166억원(‘06년도 기준)에 도달한다고 한다. 또한, 한우보증씨수소 1두 선발에 약 10억원이 필요하고, 5-6년이 소요된다. 이처럼 보증씨수소는 그야말로 국가의 중요한 종축으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10년 새해벽두에 신년인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경기 포천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되었고 인근지역에 산발적으로 의심축이 발생되는 등, 전국적으로 축산관련기관뿐만 아니라 방역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만에 하나, 국가단위 보증씨수소가 있는 인접지역에 발생되거나, 보증씨수소에 구제역이 발생된다고 가정하면 대한민국 전체의 한우암소를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는 인공수정용 정액의 공급처가 상실되고 지난 40여 년간 노력한 국가단위 한우개량의 성과가 한 순간에 증발하고 말 것이다.
보관중인 동결정액을 활용하거나 능력검정이 안된 후보씨수소를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보증씨수소의 선발과 정액생산공급이 정상으로 회복하기 전까지 인공수정용 정액을 확보하지 못하면 올해에만 보더라도 100만두에 이르는 암소중 약 70만두 정도는 번식을 할 수가 없게 되는 등 그 손실은 계산해 보지 않더라도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번 구제역 발생사건을 계기로 현 한우보증씨수소관리 및 정액생산 공급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증씨수소를 여러 기관에 분산시켜 수용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추진해 나아가야 할 것이며, 과거와 같이 사건이 잠잠해 지면 대책 추진에 필요한 예산이 삭감되어 강구한 대책이 그냥 책상서랍에서만 맴도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기관의 이기주의를 버리고 여러 기관이 유기적으로 상호협력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귀중한 종축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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