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소독제 선택·사용 무엇보다 중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닭이나 칠면조에 생산성 저하를 가져오는 골치 아픈 전염병이다. 오리도 증상이 경미하지만 역시 감염 후 생산성이 감소된다. 이러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해도 전혀 경제성이 없으므로 결국 예방 외에는 정답이 없다.
물론 고병원성의 조류인플루엔자도 그렇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분변을 통해 감염되며 분변에 존재하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4℃에서 35일이나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변 1g은 무려 100만 수의 개체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하니 분변의 청소와 더불어 확실한 소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소독을 해야 하는가. 또 어떤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알아보자. 소독의 첫 단계는 소독이 되지 않는 오염물질이나 분변 등을 철저히 제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또한 분변이 묻은 사료, 깔짚 등은 소각하거나 매몰하고 건물의 표면, 기자재 등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이 과정은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으나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이러한 후 소독제를 사용하여 구석구석 뿌려주는 것이 다음 단계이다.
소독제의 사용은 주로 농장에서 연수보다는 경수를 사용하게 되므로 권장 사용량보다 조금 더 희석 배수를 낮추어서(진하게) 희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끔씩 희석할 때 사용하는 물의 온도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곤 한다. 소독제는 대부분 화학물질이라 온도가 조금 높을 때 살균력이 올라가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제제마다 차이가 조금 나는 것은 염소제나 요드제, 알데하이드제 같은 계열의 소독제는 오히려 온도가 조금 낮은 데서 살균력이 높고 차아염소산 계열의 제품은 20~25℃에서 가장 살균력이 뛰어나다.(그 이상 온도가 오르면 오히려 살균력이 떨어진다) 또한 바닥에 생석회를 뿌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러한 경우 산성 소독제를 사용하면 살균력이 없어지므로 함께 사용해서는 효과를 볼 수 가 없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관청에서도 소독제를 조달청을 통하여 구매할 때 이러한 소독제별 종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
많은 농가들이 방역에 노력하고 있지만 소독제의 사용은 신중하지 못한 점이 있다. 소독제는 주로 관청에서 내려오는 ‘공짜 제품’이라는 인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품의 사용법이나 권장 희석배수를 정확히 고려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타 제품과 마구 섞어서, 심지어 권장희석배수의 수십 배에 달하는 농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그렇다.
농장 현장 상황이 어려운 경우가 많겠지만 올바른 소독제의 사용은 조류인플루엔자 뿐만 아니라 모든 전염병을 막아주고 생산성을 높여 주는 첫 디딤돌인 것이다.
현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홈페이지(www.nvrqs.go.kr)에는 조류인플루엔자에 사용할 수 있는 소독제의 종류를 열거하고 있다. 어떠한 기준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의 종류를 열거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효과가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소독제들이라고 생각된다.
국내에서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효능 시험이 가능하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효능 인증 시험은 현재 불가능하다.
아마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이 너무 큰 이유 때문으로 알고 있다. 자사의 제품인 스누캅이 하얼빈대학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효능을 인증 받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솔직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터지면 회사가 돈 벌어서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양축가들이 피해입고 나라 예산 지출하고 수출도 못하게 되는 일이 터지면 과연 회사가 돈을 벌게 되는 것인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배를 갈라버리는 그런 어리석은 얘기가 아닌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도 최소한으로 발병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모두가 win-win하는 미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바로 방역임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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