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축산경제신문 회장

우리나라가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를 지난달 18일자로 회복했다. 이는 농림부가 대내외에 선포하고 우리나라산 닭, 오리고기 등 가금육과 가공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던 나라들에게 수입 중단조치 해제를 공식 요구함으로써 확인됐다.
고병원성 AI 청정국 선포는 물론 OIE(국제수역사무국)의 동물위생규약 조건을 충족한 바탕에서 이뤄졌다.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을 익혀 먹으면 탈이 없어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었는데도 소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웠고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이 때문에 소비가 냉각되고 줄어 국내 닭, 오리사육농가와 유통업계 등 관련 업계는 난국에 처했고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초비상체제 아래 바이러스 매개체와 감염경로 파악, 역학조사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역학조사와 원인 규명과정에서 겨울철새들이 유력한 주범으로 지목돼 국경 없이 날아드는 불청객, 겨울철새들에 대한 축산농가들의 원망이 우리 정치판의 ‘정치철새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원망 이상으로 고조되기도 했다.
겨울철새들이 사라지고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가 회복됐건만 우리 정치판의 ‘정치철새들’은 계절감각도 없는지 여전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오락가락하는 추태를 보여주고 있다.
‘100년 전통의 정당’을 표방하고 깃발을 올렸던 여당이 4년여 만에 몰락하고 있는 와중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염려하는 ‘정치철새들’의 계산적인 날개 짓과 이합집산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점점 노골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역겹기조차 하다.
그들에게 한미 FTA 타결과 추가협상 등으로 더욱 우려스럽고 뒤숭숭해진 농축산업계의 현실상황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정치철새들’에게 가장 피해가 큰 농업부문의 보완대책 마련을 기대해도 좋을지 의문이다.
농촌마을 이장 출신에 축산업을 직접 영위했던 농업경영인 경력의 장관이라는 점에서 농업인들의 신망이 두터웠던 현 농림부장관의 최근 태도도 취임 초 때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솔직히 유감스럽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문제가 발견돼 취했던 조치들이 싱겁게 해제되는 것을 보면서 한때 단호했던 농림부장관의 소신과 입장 변화에 무슨 연유가 있는 건 아닌지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퇴임 후 축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혀 특히 축산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던 만큼 농정 사령탑으로서 소신을 굽히지 말고 농업인의 기대와 농축산업계의 현실상황을 보다 적극 대변하면서 한미 FTA 농업부문 보완대책이 모든 농업인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게 심혈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