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입지확보ㆍ방역이 관건이다

축산경제가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축산경제가 전문성을 살린 지면을 통해 대변하고 담아냈던 지난 15년 간의 국내 축산농가와 축산업 및 축산연관산업의 변화와 발전상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며 숱한 시련과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해 왔었는지를 되묻게 하고 돌이켜 보게 한다.
예견은 됐지만 갑작스런 세계화 바람 속에 도래했던 글로벌시대, 이어 현실화한 국내 축산물시장 전면 개방은 대응 태세를 미처 갖추지 못했던 우리의 축산농가들과 축산 및 관련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며 벅찬 과제와 시련을 안겨줬고 난관에 봉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의 축산농가와 축산인들은 굴하지 않고 민족의 생명산업인 축산업을 수호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힘과 지혜를 결집, 점점 거세졌던 개방파고를 넘으며 감당키 힘들었던 과제들을 해결했고 온갖 시련과 난관을 극복함으로써 축산기반 붕괴를 막았고 국민들에게 축산업을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산업으로 새롭게 각인시켰다.
축산업은 우리의 농촌과 농촌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간산업이다. 그래서 마땅히 국가적으로, 정책적으로 육성해야 하고 민족의 식량주권 확보와 존립 차원에서 보호하고 유지시켜 나가야할 산업이다.
이러한 명제와 산업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축산업의 입지가 최근 크게 위협을 받고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한다.
농촌의 지역개발과 도시화, 여기에 규제 일변도로 강화한 환경정책과 각종 규제 조치들이 축산업의 입지를 위협하며 축산농가를 외진 곳으로 내모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단다.
축산농가들이 수년동안 피땀어린 노력을 기울여 건립하고 기반을 닦아 온 축사를 하루아침에 이전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삶의 터전을 잃는 것도 잃는 것이지만 지역개발 과 도시화에 밀려 이전이 불가피해지는 경우라도 마땅한 대상지가 없을뿐더러 농촌지역의 지가도 부동산투기 바람에 최근 혀를 내둘러야할 만큼 상승, 축사 이전은 엄두도 못 낼 실정이다.
최근 휴경지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축사 부지로는 그림의 떡이다. 농지관련 법령이 까다롭다 보니 휴경지에 축사를 짓고 축산업을 영위하는 것은 사실상 봉쇄돼 있다.
휴경지에 축산 협업단지를 조성, 배출되는 가축의 분뇨를 유기질비료화해 친환경 농사법을 적용하고 있는 인근 농지에 공급하게 된다면 이상적인 환경 친화적인 축산업 영위와 경영이 실현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전문가들 사이에 일치하고 있지만 우선 관계법령이 가로막고 있는 데다 각 지역의 ‘님비(NIMBY)현상’이 걸림돌로 버티고 있다.
이런 실정법령과 제도, 지역 이기주의 하에서는 축산업의 성장과 발전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축산현장에서 나타나는 각종 애로와 각 지역 축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 과제들은 축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축산농가들이 자력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축산농가들을 조합원으로 설립된 일선 협동조합들, 일선 협동조합들이 회원으로 결성된 협동조합중앙회가 극복하고 마땅히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데 소극적이고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농협회원조합들과 농협중앙회 조직이 “조합원과 회원보다는 직원들을 더 위하고, 직원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시각과 비난을 불식하지 못할 경우 말로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합원들이 천직으로 삼고 영위하고 있는 농축산업의 기반이 위협을 받고 삶의 터전에 다름 아닌 축산현장의 입지가 좁아져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협동조합의 조직과 경영규모는 성장과 팽창을 지속한다면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깊이 성찰하고 각성 할 것은 각성해야 한다.
축산농가들에게도 각성이 요구되는 사항이 하나 있다. 가축방역에 대한 책임의식이다. 축산농가들의 방역 의식과 축산현장 실태에 대한 한 국가기관의 조사결과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한 번 발병하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며 자신의 삶의 터전 상실은 물론 이웃 축산농가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는 가축질병은 전염과 확산의 속도 등을 감안해 볼 때 정부 행정조직만으로 차단하기엔 역부족이고 한계가 있다고 본다. 또 방역체계가 치밀하게 확립돼 있더라도 발병 사실이 은폐되는 이기주의가 불식되지 않는 풍토에서는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축산농가들의 투철한 책임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가축질병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일과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품질 축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일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바로 축산업을 수호하는 막중한 과업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기를 창간 15주년 기념사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축산경제가 축산전문언론으로서 본연의 사명과 역할을 보다 충실히 수행하며 축산업과 축산 연관산업계 대변지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김기윤 (축산경제신문 사장)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