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사장>

창립 이후 국가 재정에 크게 이바지하며 매년 수익금의 사회환원을 통한 공익기여도가 공기업 중 단연 돋보였던 KRA가 최근 경마매출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감소로 어려운 국면에 봉착해 있는 현실에서 부담스런 상황이 여기 저기서 가시화, 우려의 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는 것 같다.
경마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경마 매출은 2년 연속 감소 추이를 나타냈고 입장인원도 동반 감소, KRA를 비롯한 경마관련 산업계가 총체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마시행 주체인 KRA는 당초 올해 5월 개장을 목표로 했던 부산경남경마장이 관할 지자체의 입장과 태도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차질이 빚어지는 바람에 임직원들 사이에서 심각한 위기감이 감지되기도 했단다.
이처럼 경마관련 산업계의 우려가 심화하고 있는 터에 사행산업을 총량제로 규제하는 법 제정 추진 움직임에 이어 경마를 비롯한 경륜, 경정 등 사행산업을 통합 감독케 하는 가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설립 등을 골자로 한 법률 제정이 최근 구체적으로 추진됐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반드시 제정’을 전제로 추진하고 나선 법률 제정 움직임은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던 경마산업계 종사자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상황을 낳았고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그런데 법률 제정에 앞서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열렸던 공청회와 토론 내용은 경마산업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사행산업 규제 일변도의 주장과 견해를 일방적으로 쏟아내 이를 지켜봤던 경마관련 산업계 관계자들로 하여금 씁쓸함을 금할 수 없게 했다는 전언이다.
경마산업을 사행산업으로만 바라보거나 백안시해서는 안 된다. 경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의식, 부정적인 측면만을 규제하려는 사고나 자세는 곤란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경마산업은 엄연한 축산업종 가운데 하나인 경주마 생산에서 사료, 수의, 장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관산업을 포괄하고 있다.
경마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그동안 KRA를 비롯한 경주마 생산농가, 연관산업체들이 기울여 온 투자와 노력은 막대하다. 또 경마수익금이 국가 재정과 축산업 발전, 농업인 자녀 장학사업, 농어촌 청소년 육성, 농촌의 문화, 복지와 우리 사회 불우이웃들에게 얼마만큼 쓰여졌고 기여했는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연도별 출연 액과 특별적립금 등이 반증해주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 위원들의 사행산업 규제 법률 제정 추진과 특히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문화관광부 산하 기구 설립 추진 등 일련의 움직임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한국마사회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농림부에서 체육청소년부로 강제 이관되는 과정에서 드러났던 충격적인 사태를 회상하게 만들고 있다.
당시, 체육청소년부 이관을 극구 반대했던 농림부 축산국장(신구범 현 (주)삼무 대표이사)은
직위가 해제됐고 농축산업계의 경마수익금 수혜 폭은 이관 후 해마다 축소되는 분위기였다.
경마와 KRA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때문에 운신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는 하나 KRA의 임직원들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각종 사행산업체들의 사업 확장과 장외사업장 설치 현황을 살펴보고 비교해 보기 바란다. KRA가 얼마나 현실을 핑계로 안주해 왔는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KRA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 경영자인 이우재 회장이 내부 살림살이를 경영진에 과감히 맡기고 여기 저기 눈치를 보지말고 소신대로 대외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경마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을 개선하는 데 진력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어렵게 구축된 경마산업의 인프라를 뿌리째 뒤흔들고 붕괴시키는 법률 제정이나 규제는 절대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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