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생존권 보장하라.” 올해 축산업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이다. 지금의 팍팍한 삶이 한계에 달했다며, 생존하기 위해 보내는 구조신호다. 올해에는 어느 축종 가릴 것 없이 궁지로 내몰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배합사료 가격이 올라 ‘생산비 급등’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고, 서민 물가를 낮추겠다는 무관세 수입(할당관세 적용)은 이렇다 할 효과는 내지 못한 채, 축산농가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겼다. 가축질병, 이상기후 등으로 생산기반은 황폐해진데다, 경쟁 입찰 전환이 예고된 군 급식은 외국산 축산물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먹어야 하나, 버려야 하나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내년부터 이같은 고민이 줄어들게 됐다. 2023년 1월 1일부터 소비기한 표시제도가 시행된다. 식품의 날짜 표시를 ‘유통기한’에서 ‘소비기한’으로 변경하는게 이의 골자다. EU 등 대다수 국가들도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고 국제식품규격위원회도 소비기한 표시를 권고하고 있다.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이라면, 소비기한은 식품 등에 표시된 보관방법을 준수할 경우 섭취해도 안전에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벽창호처럼 꽉 막혔다. 오리농가 축사시설 현대화를 대하는 농식품부 모습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속사정은 이렇다. 오리업계는 축사시설 현대화 실현에 농식품부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이 시급하지만 농식품부는 축사시설 현대화가 AI 방역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되기 전까진 자금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큰 틀에선 축사시설 현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농식품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기재부가 축사시설 현대화를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자금지원을 진행할 수
화물연대의 총 파업 장기화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며 시멘트와 석유, 자동차, 철강 등 산업계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시멘트 업계의 하루 손실은 180억여 원, 석유화학 업계의 일일 피해액은 약 680억 원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는 인건비·운영비 추가 부담이 하루에 5억 원이 넘고, 철강업계의 피해는 지난 29일 현재 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화물연대 총 파업의 불똥은 축산업계로도 튀었다. 축산농가들은 사료공급 및 생축운송 지연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사료업계도 광양항, 부산항 등에서 컨테이너 원료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변한 거 없이 굼뜨다. 최근 농식품부가 내놓은 꿀벌 실종 대책이 이렇다. 피해 회복이 전무했던 몇 개월 전 대응과 판에 박은 듯 똑같은 모습이다. 올해 초에 이어 다시 전국에서 꿀벌 실종이 폭주하고 있는데도 그대로다. 양봉농가들은 일단 버티라는 것인지, 책임지는 농식품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적극적인 방제만을 요구하고 있다. 꿀벌 실종 대책의 주된 골자는 꿀벌응애 방제다. 내성이 생긴 꿀벌응애 방제를 제때 제대로 못한 양봉농가들의 부주의에 초점을 맞췄다. 또 올해 벌꿀 작황이 양호하니 피해를 회복했다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대한민국이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들썩이고 있다.소·돼지뿐 아니라 전국 우제류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 중인 구제역을 필두로 돼지는 ASF, 가금은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최근 들어 고병원성 AI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실제 2~3년 주기로 발생하던 AI는 이제 매년 겨울마다 찾아오는 ‘단골 불청객’이 됐다.가축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힌다. 또 코로나와 사스, 메르스 등 신종 전염병을 비롯한 모든 질병의 60~70%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공중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얼마 전 일이다. 지인과의 약속으로 서울 모처를 다녀갔을 때다. 코로나 규제도 풀리며 여기저기서 축제가 성행하고 있을 즈음 한 페스티벌이 눈에 들어왔다. 세계 비건의 날을 기념해 비건문화와 관련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였다.궁금함이 앞서 잠깐 시간을 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건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식품에서부터 패션과 화장품까지 영역을 확장한 모습이다. 더불어 축산업을 왜곡하는 이분법적 사고도 여전했다. 예전부터 그래왔던 육식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동물을 해친다는 비건업계의 편견은 새삼스러울 것도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정부가 수급조절과 가격안정을 위해 수매한 농축산물의 상당량이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어기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수급조절 품목 폐기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 6월 상반기까지 수급조절 목적으로 수매 후 폐기된 농산물은 5만5248톤에 달했고 105억3200만 원이 소요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2893톤, 2019년 1만4660톤, 2020년 9629톤, 2021년 1만6301톤, 올 상반기엔 1만1765톤이 처분됐다. 양파·배추·무·마늘 등 4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국내산 녹용은 약이 아니다.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한의사가 칼럼에 실은 말이다. 그러면서 “국내산 녹용은 대한약전에 등록되지 않아서”라고 부연한다. 또 다른 한의사는 유튜브에 “국내산 녹용은 식용일 뿐 한약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한다.국내산 녹용은 대한약전에 미등록돼 약효가 없는 쓸모없는 물건이라는 거다. 이들의 주장처럼 국내산 녹용은 약재로써 효용가치가 없어 대한약전에 등록되지 못한 것일까? 대한약전은 약사법 규정에 의해 약전 위원회가 원안을 작성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이 공포한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고병원성 AI와 ASF 등의 가축전염병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하는 가축방역관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인력 이탈은 많은 반면 신규 유입은 턱없이 부족해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농해수위 이달곤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지자체 가축방역관 현황 자료를 보면 확연하다. 적정인원 대비 부족 인원은 △2017년 667명 △2018년 415명 △2019년 541명 △2020년 593명 △2021년 637명이었다. 올해도 적정인원의 37%에 해당하는 748명이나 부족하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압살(壓殺)이라는 단어가 있다. 무거운 것이나 센 힘으로 눌러서 죽인다는 의미다. 지금 오리산업의 상황이 이렇다. 오리농가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 방역정책에 압살당하는 모습이다. 차라리 오리가 살해당한다는 압살(鴨殺)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더불어 농가들 역시 죽임을 당하는 꼴이다.올해부터 강화된 겨울철 사육제한에 오리농가들은 할 말을 잃었다. 겨울철 사육제한 선정농가 기준이 추가되면서 예전보다 더 많은 오리농가들이 해당될 게 분명해서다. 추가된 기준은 ‘산란계·종계농가 500m 이내 소재한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ASF 발생으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썪고 있다. 5일 현재 발생국가는 아시아 15개국, 아프리카 30개국, 유럽 16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아메리카 2개국 등 총 64개국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 양돈장에서 최초 발생한 후 현재까지 총 27건이 발생했고 야생멧돼지에서도 9월 20일 기준 2661건이 확인됐다. 올해만 해도 강원 홍천·양구·춘천, 경기 김포·파주 등 6건이 발생해 다시 확산되는 추세로 전국이 위험권에 놓인 상황이다.문제는 ASF가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모든 일엔 때가 있다. 때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그 때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래서 골든타임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꿀벌집단실종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응당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정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다. 현 상황을 불안해하는 양봉산업 종사자들과는 달리 정부는 느긋하다. 꿀벌 80억 마리 이상이 사라진 현상은 전체 꿀벌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별일 아니라 여긴다. 꿀벌집단실종은 지난 1월에 이어 여름 이후 또 다시 전국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고병원성 AI 발생위험이 높아지고 있다.올해 해외 고병원성 AI 발생이 예년보다 증가함에 따라 올 겨울 겨울철새에 의한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외 고병원성 AI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8.4% 증가한 5355건이 발생했다. 특히 시베리아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유럽발 철새와 국내에서 번식을 위해 이동한 일부 철새간 교차 감염이 이뤄지는 유럽의 AI 발생은 전년 2196건에서 3999건으로 무려 82.1% 증가했다. 또 6~8월 유럽의 여름철 야생조류 발생건수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정부 발표는 신중해야 한다. 안전성이 불분명할 경우엔 더욱 그렇다.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배양단백질이 미래 식품의 원료에 포함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기술 적용 식품의 시장진입 지원을 목적으로 배양단백질을 식품원료로 지정했다. 배양단백질 개발·육성을 공식 천명한 것이다. 배양단백질이 새로운 식문화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식품원료로 인정하기까지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둬야 한다. 또 충분한 유예기간을 적용하지 않으면 그에 따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양계산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현재 닭고기는 대닭 기준 kg당 1600원으로 생산원가 이하의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계란도 추석을 앞둔 터라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생산량 증가에 따라 물량이 많아졌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사료비 급등으로 생산비가 올라간 상황인 만큼 수급조절 등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양계업계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져 농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양계농가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건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의 자세다. 농가 지원을 위한 정책을 내놓긴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국방부가 내놓은 군급식 개선방안은 모순투성이다. 축산농가들과 합의로 이뤄진 수의계약을 문제 삼고 있다. 조달방식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면 부실급식 논란이 해결된다는 논리다. 경쟁입찰은 최저가 납품단가가 우선이다. 이는 외국산 축산물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국내산 축산물 배제를 의미한다. 외국산 축산물은 맛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국방부가 철저하게 관리하는 국내산 축산물에 비해 품질관리도 허술하다. 앞으로 장병들은 맛과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값싼 외국산 축산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 저렴한 가격의 원료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주 52시간제 시행 후 근로자의 삶의 질이 더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임금이 낮아지자 다른 소득원 마련을 위해 다른 가족 구성원이 일을 늘리거나 투잡을 뛰는 경우도 많았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여가시간은 오히려 감소했다. 당초 목적대로 삶의 질을 개선하지 못한 것이다.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조선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3%가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 이후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감소한 임금은 월평균 60만1000원이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응답자의 22.3%는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꽃사슴이 천덕꾸러기 신세다. ‘유해야생동물’ 후보종에 이름을 올리며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엄연한 가축인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유해야생동물은 말 그대로 인명, 가축,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동물이다. 이런 유해야생동물은 정해진 기간에 포획·사살할 뿐 사육하는 농가는 없다. 최근 환경부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꽃사슴이 야생에서 무리 지을 수 있는 것은 사육농가 탈출에서부터 비롯됐고, 무한 번식하면서 국립공원 등에 피해를 입히며 생태계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양계협회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종계분과위원회가 독립해 육용종계부화협회를 설립한데 이어 이번엔 채란분과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라는 새로운 조직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산란계협회 추진위는 지난달 20일 발대식을 개최한데 이어 8월 중 발기인대회와 창립총회를 갖고 농식품부에 정식 인가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그간 양계협회가 채란업계의 여러 규제와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산란계 업무의 전문화를 위해 단체를 조직했다고 설명했다.산란계협회 독립의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었다. 전 양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