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A는 초등학교 여선생님이다. 개학 날 담임을 맡은 5학년 3반 아이들 앞에 선 그녀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모든 아이들을 둘러보고 똑같이 사랑한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첫 줄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작은 남자 아이 형석을 보고는 도저히 그런 마음이 생기질 않았는데도 말이다. A 선생은 그 전부터 형석을 지켜보았다. 형석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옷도 지저분하게 입고 다녔고, 잘 씻지도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형석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불쾌할 때가 이만저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국내 토끼산업의 명맥이 끊길 처지다. 15년 전만 해도 1500여 곳에 달하던 양토농가들이 이제는 불과 42농가만 남았다. 토끼 사육기반은 무너졌고, 판로는 막혔다. 토끼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양토농가들의 적절치 못한 행위가 토끼고기 소비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 양토농가들이 음식점에 판매하는 토끼고기 무게가 들쭉날쭉하다. 정량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한 마리를 탕으로 먹으면 4인에 8만 원, 10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 이러니 가격은 비싼데 양은 적다며, 그나마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올 겨울을 앞두고 이름도 생소한 럼피스킨이란 해외 악성가축전염병이 전국을 휩쓸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10월 19일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한우농장에서 확인된 데 이어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부는 긴급 백신 정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407만 마리의 소에 대한 일제 예방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현장 업무가 모두 중지됐다. 방역지침에 따라 항체형성시기인 12월 초까지 대부분 가축시장이 폐쇄됐으며, 확산 방지를 위해 문전 거래까지 중단되면서 가축 출하 및 송아지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에는 모든 관련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정부가 올해 총 15만 톤의 할당관세를 추진해 닭고기 수입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1분기에 또다시 닭고기 3만 톤을 무관세로 수입한다고 밝혀 육계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닭고기 무관세 수입은 국내 육계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산업 전반을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함에도 물가안정만을 고려하는 당국의 정책이 대단히 우려스럽다.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된 국제 곡물가 상승과 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3고 현상으로 닭고기 사육원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생산비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1960년대 초 일본의 일류대학교의 어느 졸업생이 대기업 직원 공채에 지원서를 냈다. 2000여명의 응시자 중 30명이 1차 시험에 합격했고, 이들은 최종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졸업생은 자신이 일류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니 그 모든 과정에서 손쉽게 통과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종 면접도 자신이 있었다. 3명의 면접관 사이에는 그 회사의 사장이 있었다. 그는 이 청년의 이력서를 한참 들여다 보더니 혼자서 말했다. “음..점수가 좋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잘 자랐군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한돈자조금은 최근 ‘한돈농가의 ESG경영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한 한돈산업의 사회적 가치 발굴 연구’라는 주제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산업의 ESG경영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농가가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또는 현재 실행하고 있는 항목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한돈산업은 농업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생산액이 9조원을 넘는 등 국민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쌀과 함께 국민의 주식으로, 식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써의 자리를 확고히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철인 3종 경기 우승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데이브 스콧은, 운동선수들은 동물성 단백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관념을 ‘어리석은 궤변’에 불과하다고 단정했다. 식스토 리나레스는 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14년 후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자신이 죽거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최장시간 3종 경기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 1985년 6월, 식스토는 근육장애 협회의 후원자로 7.7km의 수영과 300km의 사이클, 84.3km의 마라톤을 하루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기능성 식품의 첨가제에서 전통주, 신소재의 원료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유청 단백질 시장의 무한 가능성이 열렸다.유청단백질은 칼슘, 칼륨, 인, 마그네슘과 나트륨 함량이 높으며 주요 성분인 유당은 미네랄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능성 식품 원료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현재는 유럽, 미국 등 낙농강국들이 유청 단백질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유청 단백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2021년 미국유제품수출협의회(USDEC)와 글로벌 식음료 시장조사기업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가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착잡하다. 오리업계가 불철주야 노력한 AI 방역이 무색하게 오리에서 AI가 시작됐다. 지난 4일 전남 고흥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면서 오리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AI를 대비해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정부의 강화된 겨울철 사육제한에 군말 없이 따랐던 오리업계의 희생이 흐려졌다. 오리에서 다시금 첫 AI가 발생해 AI의 근원이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흔히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한다지만 어디 세상이 그런가. 결과가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게 현실이다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지난달 8일 포항제철소 공사현장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근로자 200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한 명은 숨졌다. 보건당국은 A업체가 납품한 계란덮밥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면서, 계란을 그 원인으로 추정해 관련 계란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살모넬라는 계란 외에도 포유동물, 설치류, 조류 등 생물의 분변과 채소·토양·물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식중독균이다. 혈청형도 2400개 이상으로 분류되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비위생적인 식재료와 접촉한 주방기구, 도마, 사람의 손, 샐러드용 야채 등을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의 한 공공기관이 신중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당일 취소했다.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가는 럼피스킨 발생률이 적다.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깨끗한 축산농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기관이 애초에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보도자료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농가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기관이 지난달 2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 사육농가(8만 9710호) 중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농가는 4011호에 이른다. 이중 럼피스킨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농민들이 국가의 정책으로부터 실질적으로 소외당하거나 배척당하는 현재의 실태는 농민이 그 원인을 제공해서가 아니다. 산업의 가치보다 경제 효율성과 수치상의 비교에 따른 열세에서 오는 차별이다. 이러한 차별은 산업의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고, 이해의 부족은 농경국가에서의 동질감이 그만큼 떨어져서이다. 1970년 말까지만 해도 국민의 대다수가 농업과 연관성이 있었다.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부모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어린 시절부터 그 부모를 따라 농사일을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인간의 이성은 합리적이었으나 그 합리성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을 발생시켰다. ‘합리적 이성’에 기반한 산업사회가 놀랍게도 ‘위험사회’로 변한 것이다. 현대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한다. 예를 들면 축산업자들은 “어떻게 하면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성공했다. 영국 대처수상 시절 양들이 전염병으로 죽자, 축산업자들은 그 양고기를 갈아 만든 값싼 사료를 사용해 양질의 단백질을 엄청나게 많이 공급할 수 있는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슈링크플레이션이란 가격은 유지하면서 제품 크기나 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사실상 값을 올리는 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말한다.슈링크플레이션은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2015년 만든 용어로, ‘줄어든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이다. 혹자는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 age downsizing)’이라고도 한다.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의 저항이 커질 수 있으므로, 제품의 크기나 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비용을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우려는 결국 잔인한 현실로 돌아왔다. 오리농가들이 그토록 “불가”를 호소했건만, 이달부터 사육제한 법제화가 강행되면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리 사육을 금했다.올해 겨울철 사육제한에 포함된 오리농가는 311곳이다. 이는 전국 784개 오리농가 중 41%로, 530만 마리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무려 150농가가 늘었다. 사육제한 법제화가 이제 막 한걸음 떼었을 뿐인데, 오리농가들은 멸절의 기로에 놓였다. 사실상 정부와 지자체가 짠 법제화 그물에 갇힌 셈이다. 오리농가들은 농식품부 장관이 사육제한을 지시하면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농협법 개정안이 또 다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 종합농업단체협의회를 비롯 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지난 15일 농협법 개정을 지연하고 있는 법사위를 각성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이들 단체들은 농협법 개정안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오랜 숙의를 거쳐 통과했지만, 법사위가 특정 조직의 주장이 마치 농업계 전체의 의견인 것 마냥 이를 핑계로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법사위 회부 후 6개월이 넘도록 농촌 현장의 목소리에 눈과 귀를 닫고 농협법 개정안의 처리를 지연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방역 당국은 국내 사육 중인 소 407만 5000마리(9만 3944호)에 대한 럼피스킨 예방 백신 접종을 지난 10일 완료했고 현재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유입과 확산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백신 항체 형성률 등 접종 효과에 대한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사는 반드시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확하지 않은 수치와 추측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 몫이기 때문이다.방역 당국은 빠른 백신 접종을 위해 소 50마리 미만 영세 농장은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고향 사랑과 기부를 동시에 하는 사업이다.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제외한 지자체에 기부하면 10만 원 한도에서 100% 세액공제가 되고 지자체는 기부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제공한다. 지역특산품으로 제공되는 답례품은 △농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 △관광서비스 △지역상품권 등 2000여 종에 달한다. 기부자가 선택해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할 경우 농축산물 소비확대 및 농축산인 소득 제고에도 톡톡히 도움이 된다. 실제 고향사랑기부제는 어느 지자체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지금 돌이켜봐도 어처구니가 없다. 설마 현지 통역사가 딴 마음을 먹을 줄 상상할 수 있었겠나.” 어느 축산기자재 업체 대표의 울분에 찬 한탄이다.베트남으로부터 오퍼를 받고 수출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 현지에서 고용한 통역사가 중요 정보만 빼돌려 중국 업체에게 빼앗겼다고 한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해외박람회에 참가하는데 부스 대여비용만 1억 원에 달해 결국 포기했다. 또 제품에 자신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사가 없어 수출에 미련을 거둔 업체들도 허다하다. 이처럼 영세한 국내 축산기자재 업체들이 독자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홈 구장 6만여 관중 앞에서 상대팀에게 대패를 당한 팀이, 대패시킨 상대팀보다 더 많은 응원을 받는 일은 스포츠의 경기에서 흔한 일이 아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7일 새벽에 열린 토트넘과 첼시의 프리미어 리그 11라운드 경기가 바로 그랬다.10경기 무패를 기록했던 토트넘은 첼시를 맞아 아주 감동적인 경기를 벌였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레전드들은 “40년 내가 본 축구 경기 중 최고의 경기 중 하나였다”거나 “감독도 미치고 팀도 미친 경기였다”고 감탄했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반응도 4대1의 경기결과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