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제품이 월등히 뛰어나고 저렴하길 바라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매업체들 중 요식업계의 거물인 맥도널드, 버거킹, 웬디스 뿐만 아니라 월마트, 프랑스에 본사를 둔 까르푸, 영국의 테스코 등 대형 회사들은 공급망 주도권을 식품 생산자가 아닌 식품 판매자가 차지하는 식으로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해 왔다.「식량의 종말」의 저자 폴 로버츠는 이를 ‘소매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이 혁명으로 더욱 편리하고 다양하며 저렴한 식품 생산으로 이어져 대다수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했다.오늘날 국내 대형소매 매장에는 계절과 관계없이
‘값싸고 좋은’이란 서로 상반된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모순된 심리를 충족시키고, 끊임없이 신상품을 쏟아내며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대기업 식품회사들은 미심쩍은 행동을 한다.미심쩍은 행동이란 먹기에 부적합하고 때로는 독성분이 담긴 물질이다. 유럽‧미국에서 한국에서 그리고 지금은 중국에서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불량식품을 의미한다.보기에 좋게 하기 위해 밀가루를 백연으로 부풀리거나, 납으로 사탕 색을 밝게 한다든지, 콩나물이나 채소 그리고 과일을 신선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약품 처리하는 것들을 말한다. 이것들은 차츰 각국의
토머스 제퍼슨과 벤저민 프랭클린이 공동으로 작성한 독립선언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됐다. 창조주는 그들에게 침해할 수 없는 권리들을 부여했다. 그중에서도 으뜸가는 권리는 살 권리, 자유를 누릴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 등이다.’프랑스대혁명의 태동이 무르익을 즈음 약관 스무 살의 변호사 조르주 당통(혁명을 주도한 주요 인물 중 한 명)이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물었다.“이 세상은 온통 불의와 비참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징벌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겁니까? 당신들이 작성한 선언서에는, 이 같은 선언이 제대로 지
2019년도 벌써 3월로 접어들었다. 현행 가축분뇨법과 정부 방침이 정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이행기한도 앞으로 7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자체로부터 이행기한을 부여 받은 적법화 대상 농가는 1월말 현재 약 3만4000여호다. 정부는 진행률이 47.7%라고 하지만 말 그대로 진행률일 뿐이다. 완료율은 3230호로 10%에도 미치지 못한다.아직까지 전체 12만 축산농가의 4분의 1이 넘는 농가가 무허가 축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지난해 9월말 이행계획서 제출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특별히 상황이 달라진 것은
결국 난각 산란일자 표기는 예정대로 지난달 23일 시행됐다. 식용란 선별포장업도 4월 25일 시행될 예정이다.단 대한양계협회 등 생산자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유통과정의 온도관리를 강화하고 부적합한 계란의 유통 차단을 위해 GP(Grand Packing, 집하장)를 통한 상시검사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농가 등 생산현장이나 유통업계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기간을 고려해 시행 후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두고, 개선이 필요한 경우 보완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또 식용란 선별포장업과 관련해서는 단체들이 주장하는 유예기간이 아닌 계도기
양계산업을 벼랑으로 모는 또 하나의 현안은 4월 25일 이후 시행되는 ‘식용란 선별포장업’ 의무화다. 식용란 선별 포장업이란 계란 안전관리 대책의 핵심이다. 소비자에게 안전한 계란을 공급하기 위해 계란을 전문적으로 선별‧세척‧건조‧살균‧검란‧포장하는 업종을 신설해 가정용으로 유통‧판매되는 계란은 반드시 식용란 선별포장장에서 선별‧포장하도록 하는 제도다.소비자에게 안전한 계란을 공급한다는 데 왜 양계농가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걸까? 그것은 식약처가 안전성을 위한다며 내놓은, 당초 ‘2016년 6월 계란 안전대책’의 내용이 수정됐기 때문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 표시하기’에 식약처가 내세우는 명분은 ‘소비자의 알권리’다.소비자라는 이름만 붙이면 어떤 정책이든 통용된다는 말인데, 계란 하나에 줄줄이 찍혀 있는 코드를 읽고 “음 신선하군”하며 사서 먹는 일반 소비자들이 있을지도 궁금하다.살 때마다 산란일이 언제고, 어느 농장에서 어떤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것인지, 마치 암호 같이 되어 있는 코드를 읽는 방법을 모르면 대체 무슨 수로 알아낸단 말인가.소비자의 권리란 1960년대 국가의 적극적인 소비자보호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의회에 대한 「소비
“이 참에 한국 경제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야지, 노조에 끌려가면서 인적관리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는 구시대의 경제 틀을 깨지 않고선 안돼. 그게 어디 정부의 맘대로 될까? 조금만 바꾸려고 해도 밖으로 몰려나와 ‘안된다’고 난리법석인데…”지난해 말 1997년 IMF, 외환위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긴박하게 묘사한 영화 「국가 부도의 날」에서의 한 장면이다.한국은행의 통화정책팀장은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를 막는 재정국 차관이 한 말이다. 그는 재벌과 결탁한 부패 관료로 그려진다. 재정국은 대기업에 유리하게 한국 경제를 개
출근길 버스 안에서 인터넷 서핑을 통해 매일 뉴스를 챙겨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 어제는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신문마다 어떤 기사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지 찾아보다 보면 1시간40여분의 출근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최근의 일이다. 인터넷을 서핑하다 올라온 동영상 두 건에 경악했다. 하나는 경기도 일원 개 도살장에서 탈출한, 머리가 깨지고 한쪽 안구가 탈구된 어미개가 제 살길을 찾아 멀리 도망가지 않고, 인근의 새끼를 찾아가 젖을 물리고 새끼를 핥아 주다가 죽었다는 영상이다. 동영상 축산업 불똥 또 하나는 중국의 가죽공장에서 개의 가죽
며칠 전 지인들과의 늦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연초 축산인 신년교례회의 ‘지방, 비만원인은 가짜뉴스’라는 제목으로 짧은 강연을 한 오산양생의원 정윤섭 원장의 강연 내용이 화제로 올랐다.“지방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혈관이 막힐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은 데, 이것은 가짜뉴스”라는 그의 강연이 시원스러웠고, “콜레스테롤과 심장병은 연관성이 없고, 식용유나 트랜스 지방과 같은 불량지방 등 다른 요인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그랬다.하지만 그날 식사자리에서의 결론은 “아쉽다”는 것이다. 정윤섭
연말연시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짧든 길든 시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는 상황을 갖게 한다. 한해의 끝과 시작이 맞물리기에 그렇다.“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고찰이다.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고 누군가는 연초 결심이 인생을 바꾸는 변곡점이 되어 평생을 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작심삼일이 되어 다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도 한다.특히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 사람에게는 “내가 왜 일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간이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쉽게 농담
“이젠 어둡고 비관적인 글만 쓰지 말고 좀 밝은 것을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 지난해 말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던 중 지인이 툭 던진 말이다.“글세, 난 비관적이지 않았는데…비판적이라면 수긍하겠지만…그리고 신문이 비판적인 기능을 상실하면 그냥 홍보지거나, 광고물이 아닌가?”지금도 ‘비관’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둡다’고 한다면 그건 소재나 글 쓰는 방식이 문제였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을 캐어내 밝음으로 인도한다는 방식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의 세상살이가 어디가 밝음이고 어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그리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가장 처음에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상황에 빗대면 이 말은 곧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주인은 없다는 것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이 부르짖음이 일상적인 말이 되지 않는 한 그렇고, 특히 부패와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골이 깊어지면 질수록 더 그렇다. 모든 사람이 주인이란 말은 결국 모든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는 말과 통하기 때문이다.일부에서 주장하는 ‘농협의 주인은 농민’이라는 말은 틀린
지난해 10여 차례에 걸쳐 「농협, 21세기를 허(許)하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요지는 지금의 농업 협동조합이 혁신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얽매인 이념보다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매년 농협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지적하는 내용은 매번 똑같다. 변화됐다는 말도 없고, 자신의 질의 시간 몇 분만 떼우는 식이다. 전문성이 결여된 데다, 관심이 별로 없다. 지적하지 않는 것이 농협을 도와주는 줄 안다. 유명 강사 급 대우게다가 올해 국감에선 중앙회장에 대한 ‘칭찬 일색’에, 사석에선 “한 번 더
밀크 쉐이크 기계 판매원이었던 레이 크록(Ray Kroc)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를 방문했다. 그는 형제가 운영하는 그 햄버거 가게에서 메뉴는 간단하고 저렴하면서 품질과 맛은 최고인 햄버거를 만난 것이다.판매원으로서 전국을 누비던 그는, 그 형제에게 미국 전역에 걸쳐 매장을 개장하는 비전을 제시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했다. 1954년 맥도날드의 역사가 쓰여진 순간이었다.전세계 120여개국 4만개에 달하는 매장에서 약 200만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매일 7000여만명의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세계 1위의
농협이 신용위주의 사업을 전개하면서 ‘돈 장사’에 혈안이 됐다는 ‘오명’은, 협동조합 본연의 경제사업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뜻과 다름이 아니다.하지만 더 큰 잘못은 신용사업의 돈 장사가 아니라 외국산 농축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농업협동조합의 근간을 흔드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에서 잠시 스치고 지나는 것으로 끝난다. 부도덕이 더 큰 문제지역 농축협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 비중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전국 7개 특‧광역시 소재 농축협이 신용사업이 76.2%인 반면 경제
10여 년 전 지방을 돌며 지역 농‧축협을 탐방할 때의 일이다. 광역시에 위치한 농협을 찾았다. 5층 건물 중 4층에 부서들이 몰려 있었는데, 한 쪽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조합장에게 무슨 공사냐 물었더니 화장실을 보수한다고 했다. “쓸 만한 데요?”했더니, 얼굴을 쓱 보더니 “비데를 설치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금은 비데가 보편화됐지만 그때는 좀 낯설었다.그 조합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듯 “전체 공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천만 원 단위”라고 덧붙이면서 웃었다. 그리고 곧이어 그의 설명이 뒤따랐고, 그의 ‘관리자론(
‘농협이, 농협 임직원만 배 불린다’는 지적은 매년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의 단골메뉴다.200가지가 넘는 특권을 누리면서도 국민들로부터 “하는 일이 없다”고 지탄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지적은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말이다.농가 평균소득은 4000만원도 되지 않고, 부채는 2600여만원인 데 농협 임직원들의 연봉은 2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농민들은 죽어가는 데 농협 임직원들은 오히려 살찌고 있다는 지적이다.도움요청 이젠 포기매년 국정감사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국감에 임하는
지난달 15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군납과 관련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민 조합원 몫의 물량을 가로채 독식을 하고, 지역농협은 일부 단지장에 물량을 나눠주고 수수료를 챙긴다”고 질책했다.단지장은 1970년대 군납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부대 인근에 군납재배단지를 조성하면서, 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현재 단지장 제도는 없어졌지만, 일부 전담인력이 부족한 군납농협에서 관행적으로 유사 역할을 하는 조합원이 운영한다. 수수료 챙기기 급급김 의원에 따르면 일선 군대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지역 농협이 지역농가들
이명박 정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추진됐던 농협 사업개편의 주요 논거는 농협이 신용사업에 치중한 ‘돈벌이(?)’에 몰입하면서, 본연의 역할인 농산물 유통 등 경제사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농협법 제1조는 농업협동조합의 목적을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이라고 정했다.신용사업 치중 여전하지만 박완주 의원은 농협국감에서 “2012년 농협의 사업개편 이후 지역 농‧축협의 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