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1월 3일, 식품업계를 뒤흔든 일대 사건이 터졌다. 바로 ‘라면 우지 파동사건’이다. 이날 “공업용 우지(소 기름)로 면을 튀겼다”는 익명의 투서가 서울지방검찰청에 날아들면서 시작됐다.이에 따라 서울지방검찰청은 미국에서 비식용 우지를 수입한 삼양식품, 오뚜기 식품, 서울하인즈, 삼립유지, 부산유지 등 5개 업체를 적발하고 대표 및 실무 책임자 등 10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입건했다.검찰이 밝힌 위법 사항은 이들이 라면을 튀기거나 쇼트닝, 마가린을 만드는 데 쓰이는 정제 쇠기름의 원료로 미국에서 수입해온 2등급
마케팅의 기본 서적을 들춰보면 한결같은 정의가 있다. 마케팅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업이 많은 제품을 팔아서 이익을 올리기 위한 활동 전체’다.기업의 경영은 어떤 물건을 팔고 이익을 얻는 것이다. 그러면 이익을 올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보다 많은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좋은 물건을 잘 팔아야 한다. 이것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업 활동을 마케팅이라고 한다.하지만 ‘좋은’ 물건이란 반드시 일반적으로 생산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품질이 좋은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케팅에서 좋은 물건이란 고객이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일본의 아베정권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우리는 지금 한국 경제의 민낯을 낱낱이 목격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의 수출액은 6070억 달러로 미국, 독일, 중국,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7위의 무역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IMF 당시와 비교될 만큼의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란다.일본의 도발로 시작된 한일경제전쟁은,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 이상,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7%로, 네덜란드와 독일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축산인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사회적‧환경적 공헌활동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선진축산 구현’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나눔축산운동이 8년차에 접어들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지난해 2만2095명의 후원회원이 낸 16억 5888만원을 재원으로 중앙본부와 9곳의 지부에서 총 415회의 소외계층‧경종농가와 산불 피해농가에게 축산물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했다. 이 같은 활동 덕분에 지난해 나눔축산운동 후원 회원수는 2만2095명으로 전년 2만1700명보다 2%, 후원 모금액은 16억5800만원으로 전년 13억400만
내가 캐머스 데이비스의 「칼을 든 여자」를 읽게 된 계기는, 작가인 캐머스가 잡지사에서 라이프스타일 지면을 담당하면서 행복한 삶을 조언하는 10년의 기자 생활을 하다 해고당한 후 프랑스 가스코뉴에서 도축을 배워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포틀랜드고기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었다.이 책을 소개하는 글귀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사이’ 그 중간지대를 찾아 나선 어느 여성 도축사 이야기에 혹해서였다.축산업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부정적 시각에 딱히 축산업을 변호할 논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 홍보 글귀처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가 현실화되자 구한말 조선이 멸망한 원인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각축이, 21세기 현재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런 대비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여의도에서, 일부 언론에서 정부를 맹비난한다.일본이 핀 포인트 규제를 하면서 경제전쟁을 선포했는데,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강구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거봐라, 우리가 뭐라 그랬냐”며 잘됐다는 식이다. 중국은 강대국들에게 뜯겨 먹히면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조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일본도 미국의 강압으로
축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말은 참 많이들 하고 그만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이렇게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니 농가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이다.하지만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바뀌긴 바뀐 것 같은 데 도대체 뭐가 바뀌었고 그래서 뭘 바꾸라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바뀐 것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희한한 말뿐이다.패러다임의 개념은 미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쿤이 창안했다. 패러다임은 당시 시대의 사람들이 옳다고 믿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사고의 틀을 말한다.물리학을 전공했으면서 역사
세계적인 투자가로 정평이 나 있는 로저스 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은 2014년 서울대학교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경영학 석사과정을 벗어나 당장 농과대로 가라”고 일갈했다. 앞으로 유망한 투자 대상은 농업이라고 했다.그는 아마도 ‘세계는 진보한다’는 역사의 진보론을 믿어서인지, 아니면 초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농촌의 공백을 ‘기회’로 본 것인지 모른다.‘진보’는 게오르크 헤겔과 칼 마르크스 그리고 찰스 다윈의 공통된 주장이다. 헤겔은 인식이나 사물 그리고 역사가 정(正)‧반(反)‧합(合)의 3단계를 거쳐서 전개된다고 했다. 예를
언론은 흔히 제4부(第4府)라고 불린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그 다음의 부서다. 국민을 대신해서 이들 3부를 감시하는 부서라는 뜻이다. 기업이나 이익집단들의 막강한 로비에 휩쓸려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소수 또는 서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법을 만들고, 중소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규제를 정해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는 것이 임무다.그래서 언론의 자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자유롭게 어떤 정부 부서건 출입할 수 있어야 한다.하지만 지금 언론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이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검정색 중형과 대형견 초코와 어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반응 속에서 인간, 그 거만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나는 동물애호가도 아니고, 동물보호단체가 주장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나에게 온 ‘죽어가던’ 생명을 그저 보호했을 뿐이고, 특별한 사랑을 베푼 적도 없다. 하지만 이런 개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적대적일 경우가 너무 많다.2년 전만 해도 동네 사람들만 아는 북한산과 도봉산 자락으로의 쪽길은 방학천 변의 산책로와 또 다른 산책코스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 쪽길로 올라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가 끝난 직후 일부에서는 4년 전 1회 선거 때보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졌다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투표율 상승, 불법선거 감소, 조합원의 주인의식 향상 등이 의미 있는 성과라고 했다.선거인 221만 977명 중 178만3840명이 참여해 투표율 80.7%로, 지난 1회 선거 평균 투표율 80.2%보다 0.5%p 높은 결과다. 농협이 82.7%로 가장 높았다.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까지 전국 각 선관위에 접수된 전체 사건 수는 612건이었다. 선관위는 이 가운데 151건을 수사기관에 고
“충남 어디에서 80세 노인이 기르던 대형견에게 물려 중태”, “경기도 어디에선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주민이 갑자기 달려든 중형견에게 물려 인대가 끊어져”저녁을 먹다 TV에서 이런 뉴스들이 나오면 “아이 참”하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기르는 개, 초코와 어리랑 함께 산책하는 동안 들어야 할 핀잔이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다.초코는 아주 어릴 때 어미가 버린 유기견으로 약 12킬로그램의 중형견이고, 어리는 그 초코가 낳은 25킬로그램이나 나가는 대형견이다. 생김새가 시커멓게 생겨 아직도 불을 끄면 보이질 않아 자주 밟곤 한다.
사회적 생활이 힘겨운 어르신을 모시고 함께 살아온 지 3년. 당시 고령 인구를 위한다는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20만원을 보조 받았다.어르신들을 모시고 살면서 그 보조금으로 간식도 제공하고 생활비도 일부 지원했다. 보살핌이란 그냥 함께 거주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런데 간식이니 생활비는 당초의 보조 원칙에서 어긋나니 그 부분은 보조받은 액수에서 토해내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만일 이러한 경우를 당했다면 반응은 어떨까.아마도 황당했을 것이다. 고령 인구에게 지원된 것이니 함께 산 사람은, 활동이 불편한 그들의 입장에 편승해 덕을 본 것이니
21세기 시작부터 국내 축산물 시장의 빗장이 열리면서 외국산 축산물이 봇물 터지듯 들어왔다. 가격 경쟁 가능성이 없자 품질로 대응하자며 고급육 생산체제가 도입됐다.전국 각지에서 정부의 클러스트사업에 편승해 브랜드 축산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를 주도하는 브랜드경영체들은 협동조합의 연합으로 구성되었고, 참여농가가 생산하는 축산물을 팔아주기 위해 판로개척에 들어갔다.‘돈에 눈이 멀었다‘는 외부의 질책으로 농협은 부랴부랴 ’판매농협‘의 간판을 걸고 “조합원 농가가 생산하는 축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겠노라” 공헌했다.‘마케팅’이 갑자
“두 아들과 함께 살아가던 한 어머니가 어느날 밖에 나간 사이 집에 불이 났다. 밖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순간적으로 집안에서 자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자, 아무 망설임도 없이 불속으로 뛰어 들어가 두 아들을 이불에 싸서 나왔다.이불에 싸인 아이들의 몸은 무사했지만, 어머니는 온 몸에 화상을 입고 다리를 다쳐 절게 되었다. 그때부터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어머니는 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두 아들을 키웠다.어머니의 이러한 희생 덕분에 큰 아들은 도쿄대학에, 작은 아들은 와세다 대학에 각각 수석으로 입학했다.시간이 흘러 졸업식 날 졸업하
국내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편협된 지식을 확대 재생산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동물복지나 윤리라는 이름하에 외국에서 널리 퍼진 서적들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먼저 습득한 채 접근한다.게다가 비만이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되면서 무조건 지방이 나쁜 것으로 받아들이고, 특히 동물성 지방은 축산물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나쁜 것’이라고 아예 단정해버린다.지방은 뇌와 신경세포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모든 세포막을 구성하며, 체온 유지에 관여한다. 또한 음식의 맛을 좋게 하기도 한다. 과잉 축적으로
설 연휴 기간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황윤 씨가 쓴 「사랑할까, 먹을까」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대답을 듣고 곧바로 ‘아이고’ 소리가 나왔다.황윤 감독의 이 책은 공장형 축산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책이고, 2015년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적이 있는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내용이다. 대통령이 연초부터 이 책에 관심을 보이니 당장 2019년에는 ‘동물복지’에 대한 광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독서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장형 사육을 농장형 사육으
‘올해 농가 소득이 14년 만에 4000만원을 넘어 선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치가 나왔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듣기에 좋은 말이다.하지만 증가율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농업소득과 이전소득은 작년에 비해 각각 1.9%, 1.3% 감소한다. 그럼 왜 소득이 증가한다는 걸까? 농외소득이 4.4% 증가하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농사를 짓는 일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줄어드는데 농사 이외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전체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농외소득은 농가 소득 중 농업소득과 겸업 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소득을 말한다.
축산회관의 세종시 이관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면서 일부 축산단체장들의 ‘남의 탓’이라는 책임 전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한국사료협회와 축산관련단체들은 ‘국내 축산업의 지속적인 성장‧발전과 축산업의 제2도약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2015년 11월 27일 MOU를 체결했다.사료협회가 회원사에서 ‘축산업 상생기금 100억원’을 모금한 후 지정 기부키로 했지만, 1차 25억원만 입금하고 나머지가 입금되지 않은 것에서 생산자 단체 ‘남의 탓’이 비롯됐다.축산관련단체들은 3년 동안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사료협회에 질의한 것 이외에
오래 전 대형 소매점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다룬 「카트」라는 영화가 상영됐다. 제목이 카트인 이유는 매장에 비치된 물건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끌고 다니는 그 카트다. 바로 그곳에서 차별받는 내용을 상징하는 것이다.물건 값을 지불하려고 줄을 서는 소비자들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카운터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화장실을 제때 갈 수도 없다. 빨리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걸어서도 안된다.미국의 월마트 매장에서의 일이 아니다.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그때부터 회사와의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