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분위기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수도권 민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거부권 저지선인 200석 이상을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다. 역대 총선에서 가장 높은 야권의 의석수 차지였음에도 ‘윤석열 정권 심판’을 주장했던 사람들에게는 마치 진 것 같은 아쉬움만 남았다. 잇따른 외교 참사, 채 상병 사건 무마, 안보 불안에 국가 경제 침체는 기름을 부었다. 정부의 모든 정책이 도통 민심과는 이반된 것들로 점철되고 있으니 불만이 분노로 폭발한 것이 이번 선거였다. 대통령은 물가 점검한다며 대파 한 단에 875원이 합리적이라
장바구니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까지 물가를 점검한다며 농협 하나로마트나 대형 유통매장을 방문했다. 그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언급도 나왔지만 방문 사진들을 언론에 뿌리며 현재 물가 상황을 점검한다고 홍보함으로써 물가가 잡히는 것일까? 물가 안정대책과 물가 점검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손에 잡히는 한 품목의 가격이 높은지 낮은지 합리적인지를 판단하려면 그것과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고, 전국 평균 가격을 인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대통령이나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날이다. 4년마다 한 번씩 국민들을 대표해 국민들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는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날이다. 4년 동안 내가 뽑은 대표들이 국정 운영을 잘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를 심판하는 날이기도 하다. 게다가 내가 속해 있는 직능의 대표를 선출하는 날이다. 얼마나 그 직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는지, 현실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골라 나를 대신해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제일 앞에 나오는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의미이고, 그 뒤에 따르는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
“민생을 챙겨달라”고 그렇게 읍소했음에도 임기 2년이 가까운 기간 동안 별 관심이 없던 윤석열 대통령이 마침내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17번의 민생토론회 동안 지역마다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는 “이 민생토론회에서 쏟아낸 대통령의 엄청난 약속, 그 후에는 그에 맞게 시장이 출렁이었을 것임에도 너무 조용한 상황은 결국 아무도 대통령이 내뱉는 말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17번의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이 개발을 돕고 규제를 풀고 지원을 하겠다고 쏟아낸 약속을 다 지키려면 1000조 이상의 예산
1월 28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싼 회화 작품으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여성 2명으로부터 수프를 뒤집어쓰는 모욕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여성들은 프랑스 농업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일원이었다. 그들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의 농업정책에 반발한 농민들은 이달 중순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었고, 유럽 내 각국 정부의 농업‧환경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파리로 향하는 모든 주요 도로를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면서 K-팝에서부터 드라마, 영화, 의류, 화장품까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웃 중국인들은 여행지에서 “한국인이냐”는 질문을 수시로 받는다고 불평이다. 코로나 발생부터 공중도덕을 별로 지키지 않는 몰상식함 때문에 현지에서 홀대를 받는 것은 물론 출입을 금지시키는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다. 그와 반대로 한국인들에 대한 높은 관심은 호의로 이어져 길을 걷다 수시로 “같이 사진을 찍어 줄 수 없느냐”는 즐거운 부탁도 받곤 한다. 한류에 대한 관심은
비즈니스에서는 보통 ‘소비자는 왕’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상품을 만드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이전에는 고품질의 상품만을 만들면 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다양한 소비심리와 수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에선 어떻게 소비심리에 부합한 상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소비가 되어야 돈이 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왕이라는 말은 맞다. 하지만 같은 유형이라도 차별화를 통해 소비 심리를 유발하는 경우도 비즈니스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때문에 어느 것이 더 낫다는 말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
인천시 미추홀구는 지난해 2~12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협업업체 5곳 중 한 곳과 올해 협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 업체의 답례품으로 받은 삼겹살의 3분의 2가 지방덩어리였다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여파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삼겹살에 이어 이번에는 식자재 할인마트까지 포장 아랫부분에 비곗덩어리를 깔아 파는 눈속임 상술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 동네 식자재 할인마트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포장된’ 삼겹살을 구매해 시식하기 위해 포장을 뜯으니 밑부분이 대부분 비계덩어리였다는 것이다. 한 중앙언론지의 취재가 시작되면서
자본주의 사회건 공산주의 사회건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그리고 일에 대해 사람이 어떤 자세를 견지하느냐에 따라 생업인, 직업인, 소명인으로 구분된다. 생업인은 단지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직업인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경제적 기반이나 사회적 위치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소명인은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조차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갖는 본능이다.직업이란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직업을 통해 개인
스탈린의 러시아 공무원들이 독일 나치군의 레닌그라드 봉쇄에 대비해 러시아 최대 국립박물관 에르미타시 박물관의 예술·공예품들을 옮기는 것에 총동원되는 동안 완전히 무시되었던 바빌로프 연구소.38만 개가 넘는 보관된 종자는 세계 각국에서 어렵게 채집된 것들로, 연구소의 과학자와 직원들은 굶주림에 지쳐 아사(餓死)하는 와중에서도 끝내 그것들을 지켜냈다.나치가 세계 최대의 종자은행을 장악해 미래의 식물 육종에 이용할 야망을 불태우고 있었지만, 스탈린 추종자들은 종자은행을 국가 재정만 잡아먹는 그다지 득이 될 것이 없는 짐으로 여겼다. 스탈
인간을 포함한 대형 포유류는 하루에 최소한 1천 칼로리 이상을 섭취하고 이를 소화시켜 에너지를 공급해야 세포조직과 기관이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신체는 주기적으로 허기지다는 신호를 보내오고, 오랫동안 공급이 없으면 체내의 지방, 근육 등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것이 한계에 달하면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신체의 기능이 조금씩 약화되다가 이윽고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까지 기능을 잃게 된다. 이와 동시에 면역력과 체온, 호르몬 분비 등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순차적으로 사라지면서 감염과 질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국경분쟁으로 이웃 국가 간의 대립이 심각하고, 내전으로 인한 참혹한 삶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비참한 사정을 짤막짤막한 소식을 통해 전해 듣는 외부인으로서는, 그들 국가의 후진성으로 인한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들 국가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비참함의 원인은 후진성이 아니라 15~16세기 대항해시대를 거쳐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식민지로 삼아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탐닉했던 유럽국가들의 제국주의적 행위이었음을 알게 된다. 백인들이 중심이 된 유럽 각국이 아프
지난해에는 잘 풀리지 않았던 사업이 올해에는 어떻게 될지, 자녀가 목표한 대학에는 들어갈 수 있을지,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할 수 있는지 등등 새해가 되면 한 해 동안 나의 미래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점(占)집’은 성수기를 맞는다. 운이란 평소와 달리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음에도 우연처럼 그냥 찾아오는 것일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연초에 점을 치는 많은 사람들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으로 재미 삼아 많은 사이트나 길거리 카드 점집을 찾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중지되었던 프랑스와 아일랜드산 소고기가 다시 수입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수입 위생 조건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일랜드산 소고기의 경우엔 지난 11월 3일 자국 내에서 BSE(일명 광우병)가 발생해 중국으로부터 수입 중단된 지 불과 한 달 보름이 지난 시점이다. 아일랜드는 2020년에도 BSE가 발병해 2022년 말까지 중단이 지속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국회에서 수입 위생 조건 심사를 통과시켰다는 것은, 물량에 관계없이 국회마저도 국민들의 건강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2024년은 갑진년으로 푸른 용의 해다. 청룡은 지혜, 인내, 용맹함을 상징한다. 지난해 고비용·고인플레인션·고금리 등 3고(3高)현상에 소비 냉각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축산업이, 해를 보냈다고 좋아지리라는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는 끝나지 않는다’는 어느 스포츠 광고의 문구처럼 우리의 삶도 이어져야 하기에 새로운 삶을 위해서 인내하고 슬기를 모아 이 침체기를 벗어나야 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한국인의 마음속에 전가의 보도처럼 각인되어 있지만 최근 진부한 말로 치부되는 ‘하면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A는 초등학교 여선생님이다. 개학 날 담임을 맡은 5학년 3반 아이들 앞에 선 그녀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모든 아이들을 둘러보고 똑같이 사랑한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첫 줄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작은 남자 아이 형석을 보고는 도저히 그런 마음이 생기질 않았는데도 말이다. A 선생은 그 전부터 형석을 지켜보았다. 형석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옷도 지저분하게 입고 다녔고, 잘 씻지도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형석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불쾌할 때가 이만저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1960년대 초 일본의 일류대학교의 어느 졸업생이 대기업 직원 공채에 지원서를 냈다. 2000여명의 응시자 중 30명이 1차 시험에 합격했고, 이들은 최종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졸업생은 자신이 일류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니 그 모든 과정에서 손쉽게 통과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종 면접도 자신이 있었다. 3명의 면접관 사이에는 그 회사의 사장이 있었다. 그는 이 청년의 이력서를 한참 들여다 보더니 혼자서 말했다. “음..점수가 좋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잘 자랐군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철인 3종 경기 우승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데이브 스콧은, 운동선수들은 동물성 단백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관념을 ‘어리석은 궤변’에 불과하다고 단정했다. 식스토 리나레스는 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14년 후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자신이 죽거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최장시간 3종 경기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 1985년 6월, 식스토는 근육장애 협회의 후원자로 7.7km의 수영과 300km의 사이클, 84.3km의 마라톤을 하루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농민들이 국가의 정책으로부터 실질적으로 소외당하거나 배척당하는 현재의 실태는 농민이 그 원인을 제공해서가 아니다. 산업의 가치보다 경제 효율성과 수치상의 비교에 따른 열세에서 오는 차별이다. 이러한 차별은 산업의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고, 이해의 부족은 농경국가에서의 동질감이 그만큼 떨어져서이다. 1970년 말까지만 해도 국민의 대다수가 농업과 연관성이 있었다.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부모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어린 시절부터 그 부모를 따라 농사일을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인간의 이성은 합리적이었으나 그 합리성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을 발생시켰다. ‘합리적 이성’에 기반한 산업사회가 놀랍게도 ‘위험사회’로 변한 것이다. 현대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한다. 예를 들면 축산업자들은 “어떻게 하면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성공했다. 영국 대처수상 시절 양들이 전염병으로 죽자, 축산업자들은 그 양고기를 갈아 만든 값싼 사료를 사용해 양질의 단백질을 엄청나게 많이 공급할 수 있는